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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세 "코믹 연기, 더 진지하고 치열하게 했죠"

송고시간2013-02-06 06:38

영화 '남자사용설명서' 첫 주연 꿰차..한류스타 역할로 웃음 자아내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코미디 연기는 배우가 웃기려고 하면 망하더라고요. 오히려 배우가 치열하게 하는 와중에 그 상황이 웃긴 게 더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코미디 연기가 어렵죠."

배우 오정세(36)는 코미디 연기에 대한 나름의 철학을 이렇게 밝혔다. 여러 영화에서 코미디 감초 연기로 영화를 맛깔 나게 했던 그가 드디어 상업영화의 첫 주연을 꿰찼다. 로맨틱코미디 영화 '남자사용설명서'에서 코미디와 로맨스를 동시에 이끌어가는 남자주인공을 연기했다.

배역에서부터 웃음이 나오는 '한류스타' 배우를 연기하는데, 정작 자신은 '진지하게' 그 인물에 몰입했다고 했다. 그의 이런 진지하고 치열한 연기가 보는 사람을 더 웃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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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개봉(14일)을 앞두고 5일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영화 속 단 한 장면도 우스꽝스러움을 의도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극중 그가 무명 시절 CF 조감독인 여주인공(이시영 분) 앞에서 배역을 따내려고 보여주는 막춤에 가까운 춤 역시 사력을 다한 것이라고 했다.

"참고한 뮤직비디오 동영상이 있었어요. 잘 출까, 웃기게 출까 두 가지를 놓고 고민했는데 기본은 최선을 다하자는 거였죠. 어차피 제가 잘 춘다고 멋있게는 안 나올 것 같았고 우스꽝스럽게 나올 수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일부러 우스꽝스럽게 추는 것보다는 나름대로 열심히 춤을 추는 게 더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밑바닥부터 치열하게 노력해서 한류스타의 자리까지 올라온 캐릭터의 성격을 더 잘 드러낼 거라고 봤고요."

주인공 캐릭터의 절박함이나 치열함은 실제로 10여년간 무명 생활을 거치며 그가 겪어온 경험들과 맞닿아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극중 가장 웃기는 장면 중 하나인 돌침대 광고 역시 그런 생각으로 표정과 동작을 연출한 것이다.

"돌침대 광고는 원래 촬영 현장에서 준비한 다른 사진이었는데, 저는 조금 다른 느낌이 좋겠다 싶었어요. 본인은 한류스타로 나름 예술적인 걸 한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의도와 다르게 나오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좀 더 독특한, 색다른 돌침대 광고를 고민했죠."

코미디 연기는 그동안 그가 많이 해본 장르지만, 이번 영화 역시 쉽게 접근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처음엔 걱정으로 시작했어요. 이 영화가 B급 코미디와 로맨틱 코미디를 오가는데, 그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죠. 이도 저도 아니면 안 될 텐데 싶었고요. 다행히 완성된 결과물을 보니 그런 걱정을 지울 만큼 영화가 나온 것 같아요."

로맨틱코미디의 남자주인공인 만큼 관객에게 호감을 주는 것도 과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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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상에는 주인공을 잘 생기고 키가 큰, 까칠한 안하무인 한류스타, 비주얼(외모)이 괜찮아서 뭘 해도 나쁜남자의 매력으로 다가오는 캐릭터로 그렸는데, 제가 이걸 했을 때 나쁜남자의 매력이 아니라 그냥 '나쁜 놈'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저에게도 어떤 매력이 있다면 그걸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했고, 호감 캐릭터로 갖고 오는 데 신경을 많이 썼어요."

로맨틱코미디에 자주 등장하는 백마 탄 왕자의 느낌은 아니지만 그는 실제로 이 영화에서 나름의 매력을 발산한다.

사정없이 맞는 장면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도 돋보인다.

특히 엘리베이터 안에서 여주인공인 이시영에게 뽀뽀를 시도하다가 맞는 장면은 장장 5분 가까이 롱테이크로 이어지며 웃음과 안쓰러움을 동시에 자아낸다. 수없이 그의 얼굴에 싸대기를 날리는 여배우 이시영은 복싱선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워낙 몰입해 있어서 아픈 줄도 몰랐다고 했다.

"원래는 짧은 신이었요. '승재, 보나를 덮치려 하면 보나, 피한다'라는 문장이 전부였는데, 시영 씨랑 애드리브로 때리고 맞는 걸 넣게 됐어요. 하다 보면 감독님이 '컷' 하겠지 했는데, 컷을 안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계속 반복하게 됐고 실제로 찍은 건 더 길어요. '끝났겠지' 하면 시영 씨가 다시 시작하고 저도 반응하고 하면서 묘한 시너지가 생겼죠. 그 안에 들어가 있어서 그런지 당시에는 별로 안 아팠어요. 연기하면서 맛보는 그런 생생함들이 기분이 좋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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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이 모든 장면을 압도하는 장면은 그의 '노출'신이다. 말 그대로 전라연기. 최근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이 장면은 영화관 전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저는 정말 상반신 노출, 하반신 노출, 앞뒤 노출을 다 했는데, 이 영화가 '15세' 등급을 받았다는 건 기분 나빠해야 하는 건가요?(웃음) 어린이들이 봐도 되는 교육적인 몸매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그는 전라 노출을 위해 나름대로 몸만들기도 열심히 했다고 한다. 전작 '커플즈'에서 불룩 튀어나온 배를 만들려고 일부러 'E.T 형' 몸매를 만들어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일반인'의 몸매를 만드는 게 쉽지 않았다고 했다.

"몸이 원래도 안 좋지만, '커플즈' 때문에 더 안 좋은 느낌으로 됐단 말이죠(웃음). 감독님이 '그래도 일반인의 몸은 돼야 하지 않겠니' 라고 하셔서 두 달 정도 운동하고 음식 조절도 해서 일반인 몸으로 만든 거예요. 다행히 희미하게 복근이 보인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있어요."

상업영화의 감초 역할에서 이제 첫 주연 자리를 꿰찬 소감은 어떨까.

"분명히 기쁜데, '앗~싸 성취했어' 그런 느낌은 아니고요. 이번 영화가 잘 되든 못 되든 이후에도 똑같을 것 같아요. 달라진 게 있다면, 예전에는 제 캐릭터와 연기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그대로 했는데, 이제는 제가 그린 것에 대해 주위 사람들과 의논하고 모니터를 많이 해서 객관화하려고 노력하는 거예요. 주연이 무너지면 영화 자체도 무너지고 몇십억원이 투자된 거니까 검증을 하는 게 맞을 것 같아서요."

조연이든 단역이든 그는 연기 자체를 앞으로도 즐길 거라고 했다.

이재용 감독의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 연상호 감독의 새 애니메이션 '사이비'의 목소리 연기,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국내 투자작 '런닝맨'까지 올해 스크린에서 그의 활약은 쭉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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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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