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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가?' 촬영장은 발견의 연속"

송고시간2013-02-06 06:10

김유곤 PD "개입 안하고 '발견'에 집중..즐거운 여행 만들고파"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간만에 화제의 예능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MBC '일밤' 코너 '아빠! 어디가?'.

지난달 6일 첫선을 보인 이 프로그램은 방송 한 달 만에 시청률이 두 자릿대에 진입하면서 '일밤'의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시청자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따스함이 살아있는 예능이라는 평가다.

연출자 입장에서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 그러나 최근 전화로 만난 연출자 김유곤(40) PD의 목소리는 그다지 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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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며 어리둥절해했다. 그러나 이내 "이렇게 '심심한' 프로그램을 많은 분이 좋아해 줘서 정말 고맙고 다행이다"라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인기의 원동력을 물으니 "따뜻한 프로그램을 바라는 시청자의 요구와 우리 프로가 잘 맞았던 것 같다"는 답을 내놓았다.

"프로그램을 만들다 보면 재미를 떠나 당시 사람들이 원하는 게 있어야 잘 되더라고요. 요즘 사람들이 힘들어서인지 따뜻함을 바라는 것 같아요.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에서 그런 따뜻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아빠! 어디가?'의 아이디어는 우연한 만남에서 출발했다.

아들(6)을 데리고 장난감 박물관에 갔던 김유곤 PD는 그곳에서 딸을 데리고 온 개그맨 박명수를 만났다. 아빠로서 의무를 다하고자 왔지만 힘들어하는 박명수의 얼굴에서 김 PD는 자신을 포함한 '요즘 아빠'의 얼굴이 겹쳐졌다고 했다.

"'아빠! 어디가?'는 큰 틀에서 아빠라는 존재에 대한 프로그램이에요. 아빠가 갈수록 아이와 멀어지고 함께 하는 시간이 적어지는데 여행을 통해서 아빠의 존재를 알아볼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그런 가운데 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걸 목표로 했죠."

출연자 섭외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김 PD는 "섭외할 때 기본적으로 아빠의 스타일을 먼저 생각했다"며 "가부장적인 아빠, 친구 같은 아빠 등 다양한 스타일의 아빠를 먼저 섭외하고 아이들을 함께 봤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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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수 씨와 '나는 가수다'를 하면서 아들 후를 만나보니 목소리도 우렁차고, 쉬지 않고 말하고 잘 먹더라고요. 성동일 씨 아들은 집으로 찾아가 처음 봤는데 하얀 얼굴로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어요. 후와 정말 대조적이었죠. 아빠들의 스타일도 차이가 많이 났는데 그런 점이 좋았어요."

그는 특히 성동일의 모습에서 전형적인 아빠의 모습을 봤다고 했다.

"성동일 씨가 아이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어요. 그때 학교 선생님에게 '엄한 아빠 때문에 아이가 위축됐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이 많았죠. 성동일 씨가 정말 가족을 많이 생각하는 분이거든요. 자신이 아버지 없이 경제적으로 힘들게 자라서 자식들은 경제적 어려움 없이 키우겠다는 생각에 돈을 열심히 벌다 보니 아이와 관계가 어색해진 거죠. 그런데 이 방송을 하면서 둘이 많이 친해졌어요. 성동일 씨는 아들의 몰랐던 면을 보게 됐고, 준이도 밝게 변했어요."

최근 방송에서 방송인 김성주의 아들 민국은 '울보'로 비친다. 잠자리 불운이 이어지면서 서운함을 숨기지 못하는 민국을 두고 일부 시청자들은 모진 말을 하기도 한다.

김 PD는 "아이에게 웃음과 재롱만 기대한다면 진짜 아이의 모습을 보지 못할 것"이라며 "민국이는 딱 그 나이 또래의 애일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0년 MBC에 입사한 김유곤 PD는 조연출 당시 '노브레인 서바이벌'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이후 '나는 가수다' '세바퀴' '놀러와' 등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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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가?'는 그가 이전까지 만들어온 프로그램과 전혀 다른 방식의 예능이었다.

현장에는 PD의 진행 대본을 제외하면 대본조차 없다.

김 PD는 "인위적으로 하는 게 없다 보니 현장에서 발견을 해야 한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디테일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막상 현장에서 아이들의 모습은 잘 눈에 들어오지 않아요. 아이들의 행동이 작으니까요. 아빠도 아이들과 있다보니 예능 프로이지만 예능을 하는 게 아니에요. 텐트를 준비해 오라고 하면 보통 예능인은 준비하는 시늉만 할 수도 있지만 이분들은 진짜 열심히 준비해 와요. 다른 예능 프로그램과 다른 차원이에요. 이 사람들은 진짜 여행을 하러 온 거에요. 그러다 보니 막상 현장에서는 심심하고 답답해요. 거의 개입을 안 하고 지켜봐야 하니까요.(웃음)"

이렇게 해서 아이들의 자연스런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 카메라가 일상화된 시대에 살다 보니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아이들의 태도도 프로그램의 자연스러움에 한몫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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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의 최우선 목표는 아빠와 아이들이 정말 즐거워하는 여행을 만드는 것.

"아이들은 일하러 온 게 아니에요. 아빠와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죠. 아이들이 행복하고 즐거운 여행을 왔다는 느낌을 잃지 않게 하는 게 제작진이 할 일입니다. 그렇지만 마냥 두면 또 그게 마음대로 안 돼요. 아빠와 아이의 관계를 보여주면서 아이들도 행복해야 하고 시청자에게 재미도 줘야 하는 게 가장 어려워요."

김 PD에게 '아빠! 어디가?'는 성장 드라마다.

그는 "중요한 것은 관계가 발전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좀 낯설고 불편한 곳에서 아빠가 아이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아이도 아빠와 대화하면서 관계가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희망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아빠! 어디가?'를 하면서 "남의 집 아이들과 캠핑 다니느라 아들과 사이가 더 멀어지고 있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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