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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유명건축가 유작 철거 논란 해결되나

송고시간2013-02-0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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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D, 이전에 협조 의사 밝혀…제주도, 설계도면 요청

'카사 델 아구아'(자료사진)
'카사 델 아구아'(자료사진)

(제주=연합뉴스) 홍정표 기자 =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이하 카사 델 아구아) 철거를 둘러싼 논란이 해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JID가 이 가설 건축물의 설계도면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카사 델 아구아는 멕시코 출신의 건축거장 리카르도 레고레타가 제주도에 남긴 유작. 애초 앵커호텔 사업 시행자였던 홍콩 타갈더(Tagalder) 그룹의 현지 법인인 JID가 현재 건물 소유권을 갖고 있다.

5일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JID가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 앵커호텔의 모델하우스인 카사 델 아구아를 이전, 설치하는 것을 전제로 해당 건물의 설계도면을 제주도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국민권익위원회에 밝혔다.

제주도는 국민권익위가 이런 내용을 알려오자 JID에 모델하우스의 설계도면 원본을 무상으로 기증해 줄 것을 공식 요청하고 협상에 들어갔다.

무상 기증이 이뤄지면 부지를 마련, 건물을 이전할 방침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중문관광단지에 이전 부지를 제공할 예정이다.

철거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던 JID가 태도 변화를 보인 만큼 카사 델 아구아의 이전 협상이 잘 진행될 것으로 제주도는 기대했다.

그러나 숙제는 남아있다.

JID가 아무런 조건 없이 설계도면을 내줄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JID는 그동안 모델하우스 철거를 주장하는 앵커호텔 새 사업자인 부영주택㈜, 제주도 등과 대립각을 세우며 건물 존치를 요구해 왔다.

'카사 델 아구아' 내부(자료사진)
'카사 델 아구아' 내부(자료사진)

제주도도 무상으로 기증을 하지 않으면 법에 따라 철거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태도이다.

무조건 현장에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일부 문화예술계의 견해도 있다.

JID는 2011년 6월 말까지만 존치하는 조건으로 이 건물을 지었으나 사업에서 손을 떼며 존치 연장 신청을 하지 않았다.

해당 관청인 서귀포시는 건물 존치 기간이 지난 데다 부영주택이 강력하게 요구해 건물을 철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JID가 이에 반발해 서귀포시를 상대로 '대집행 영장처분통지 취소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주변 미관에 지장이 없고, 건축사적 가치가 높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해당 건물을 그대로 존치한다면 서귀포시는 불법 건축물 단속 등 건축행정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없게 된다"며 서귀포시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한국건축가협회, 멕시코 정부 등은 세계적인 건축가가 남긴 유산을 존치해야 한다며 철거를 반대하고 있다.

이명도 제주도 문화관광스포츠국장은 "건물을 현재 있는 자리에 존치하기는 어렵다"며 다른 부지로 건물을 이전할 수 있도록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카사 델 아구아는 스페인어로 '물의 집'이란 뜻이다. 햇빛과 바람, 물 등 자연을 건축에 끌어들인 레고레타의 작품세계가 잘 반영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9년 3월 전체면적 1천279㎡, 2층 규모로 지어졌다. 건축비는 43억원이다.

jp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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