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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우경화 속 한국계 학교 정체성 위기>

지난 2010년 한국 어린이들이 일본최초로 태극기가 게양된 민족학교인 일본 오사카의 금강학원에서 이 학교 학생들과 함께 태극기를 그리고 있다. 교복차림이 금강학원 학생들이며 빨간색 티셔츠가 한국아이들.(자료사진)
지난 2010년 한국 어린이들이 일본최초로 태극기가 게양된 민족학교인 일본 오사카의 금강학원에서 이 학교 학생들과 함께 태극기를 그리고 있다. 교복차림이 금강학원 학생들이며 빨간색 티셔츠가 한국아이들.(자료사진)

(오사카=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 "일본 오사카(大阪)에 있는 한국계 학교가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는 일본땅'이라고 가르치고 일장기 앞에서 기미가요를 불러야 한다면…"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의 주도로 이 지역 공립학교의 일장기 게양과 기미가요 제창이 의무화된 가운데 한국계 학교가 심각한 정체성 위기에 직면했다. 건국학교와 금강학교, 교토국제학교 등 한국계 3개교가 다른 일본 학교와 마찬가지로 학교교육법 1조의 적용을 받는 이른바 '1조교'로 운영되는 탓이다.

재일동포가 만든 민족학교가 1조교로 변한 이유는 주로 재정 문제 때문이다.

29일 오사카 총영사관에 따르면 이들 학교는 지난해 수업료 등 자체 비용(43.4%)과 한국 정부 보조금(21.3%) 외에 일본 지방정부 보조금(35.3%)을 받았다. 건국학교를 운영하는 백두학원 김성대 이사장은 "수업료 30%와 한국 정부 보조금 30% 외에 운영비 중 40%를 일본 정부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도쿄한국학교와 코리아국제학원(오사카)은 일본 정부 보조금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각종학교'로 분류돼 있다. 건국학교는 1951년 설립 시부터 1조교였지만, 금강학교와 교토국제학교는 애초 각종학교로 출발했다가 각각 1985년과 2004년에 1조교로 바뀌었다.

각종학교와 달리 1조교는 일본 학습지도요령에 따라야 하는 만큼 일본어로 수업하고, 일본 정부의 검정을 거친 교과서로 가르쳐야 한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는 부수적으로 배우다 보니 졸업생 중에는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학생도 있다. 기숙사가 없어서 먼 곳에 사는 동포 자녀는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렇게 되자 오사카 지역 동포들은 자녀를 영국·캐나다계 국제학교나 심지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계 조선학교에 보내고 있고, 정작 한국계 학교는 정원의 65%밖에 채우지 못하고 있다. 문제를 계속 방치할 경우 장기적으로 재일동포 3, 4세의 일본화를 가속시켜 동포 사회 전체의 붕괴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혈세 낭비'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다양한 명목으로 매년 30억원 가량을 오카사 지역 한국계 학교에 지원하면서도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간 수십억원에 이르는 재일본대한민국민단(재일민단) 지원금 중에서도 일부만 한국계 학교에 사용된다.

오카사 지역 한국계 학교는 아직은 공립학교가 아니라 사립학교라는 이유로 태극기를 게양하고, 학교 행사에서도 애국가를 부르고 있지만 이대로 내버려두면 '매년 혈세 30억원이 들어가는 일본 학교'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오사카 총영사관과 한국계 학교, 지역 동포를 중심으로 연간 45억원 가량인 일본 정부 보조금을 우리 손으로 마련해서 제대로 된 한국계 국제학교를 만들자는 움직임이 나온 배경에도 이같은 위기 의식이 있다.

이들은 29일 오후 5시 오사카 한 호텔에서 '민족학교 발전추진위원회(위원장 구문호 전 조선장학회 이사장)'를 결성할 예정이다. 앞으로 '간사이 민족학교 발전 재단' 결성이나 한국계 학교의 각종학교 전환 여부, 나고야·히로시마·오카야마 등 주변 지역의 학교 신설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재일동포 한 교육 관계자는 "반일 교육이 아니라 한국어와 일본어, 영어를 모두 구사할 수 있는 국제 인재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정부가 민단에 줄 돈의 일부라도 민족 교육에 더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chungwo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3/01/29 05: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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