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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비 확산 해법없나> "우린 이렇게 풀었어요"②

송고시간2013-01-27 09:30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내년 5월 강원도 춘천시에 시립 화장장이 들어선다. 경계를 맞댄 춘천시와 홍천군이 공동으로 사용하게 될 시설이다.

건립에 드는 138억원의 예산도 두 지방자치단체가 인구 비례에 따라 공동 부담하기로 했다.

어느 곳이든 꼭 들어서야 하는 폐기물 처리시설 하나 짓지 못해 갑론을박하며 허송세월하기 일쑤인 요즈음 보기 드문 일이다.

화장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머리띠를 두르고 시위에 나서기도 했지만 지자체의 노력 끝에 무난히 성사됐다.

전국 곳곳에서 지역이기주의(님비·NIMBY) 현상이 확산하고 있지만 이처럼 주민 갈등을 풀어내며 성공적으로 혐오시설을 건립한 지자체도 적지 않다.

'상생'의 대표적 사례로는 2008년 11월 준공된 경기도 이천시 광역자원화 시설을 꼽을 수 있다.

이 시설은 이천시뿐만 아니라 광주·하남시, 여주·양평군 등 경기 동부권 5개 시·군이 함께 사용하고 있다.

5개 시·군과 경기도가 힘을 모아 '님비'를 극복하고 기피시설로 불리는 쓰레기 소각장을 광역화해 건립한 첫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가축 분뇨로 친환경 퇴비를 생산하게 될 충북 증평군의 농·축산 순환자원화 시설도 한때는 주민 반대가 극심했던 곳 중 하나였다.

그러나 대화를 통해 갈등이 해소되면서 시설 건립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이렇게 된 데는 지자체의 노력이 컸다.

사업 설명회와 간담회를 수차례 열었고 기피 시설도 견학하도록 해 주민들을 설득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해양투기 금지에 따라 처치 곤란이었던 가축 분뇨의 재활용 길이 열렸다.

매일 2천300여t의 가축 분뇨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던 전북 익산시에 들어선 '경축 순환 자원센터'도 마찬가지다.

이 시설은 2006년 농림수산식품부 지원사업으로 선정됐지만 주민 반발에 부딪혀 익산시가 이듬해 추진을 포기하기도 했다. 2009년 재추진됐으나 또다시 만만찮은 주민 반발에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익산시는 선진 자원화센터 견학 등 2년에 걸친 주민 설득 과정을 거쳐 시설을 완공했다.

이 시설은 준공한 뒤에는 반발했던 주민들도 환영하는 시설이 됐다.

울산의 굴화 하수처리장은 이곳 주민들이 애용하는 편의시설 중 한 곳이다.

화사한 꽃을 보며 걸을 수 있는 산책로,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잔디밭, 사계절 이용 가능한 인조잔디 축구장과 운동시설은 이젠 이 지역 자랑거리가 됐다.

볼썽사납고, 냄새가 날 수 있는 하수처리시설이 모두 지하에 설치됐기 때문이다. 지자체와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끝에 도출해낸 묘안이었다.

하루 4만7천㎥의 하수를 처리할 수 있는 이 시설은 기피시설이 아니라 대표적인 쉼터로 자리 잡았다.

충북 영동군의 하수처리장과 자원순환센터는 학생들의 견학 명소로 떠올랐다.

하수처리장에서 생활하수 처리 과정을 직접 둘러볼 수 있고 자원순환센터에서는 쓰레기 반입에서부터 선별·재활용 과정을 볼 수 있다.

지난해 500명 가까운 학생들이 이곳을 찾아 환경을 살리는 자원 재활용의 중요성을 체험했다.

수명이 다한 기피시설이 예술 명소로 자리매김하는 곳도 있다.

서울문화재단은 연면적 5천㎡에 이르는 광진구 구의취수장을 서커스 공연장, 세트제작소, 교육시설 등을 갖춘 거리예술 특화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당인리 발전소 역시 문화창작 공간으로 변신 중이다.

'문화창작 발전소'라고 명명된 이곳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홍익대와 신촌, 월드컵공원 등 주변 문화 지역과 한강을 연계한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이 조성된다.

지자체와 주민이 마음을 열고 머리를 맞대면 '님비'를 극복할 수 있고, 지혜를 모으면 기피시설을 복지시설이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상생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강형기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주민들이 기피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지자체가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진정성 있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님비도 수그러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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