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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기 지구에 감마선 폭풍 닥친듯

송고시간2013-01-22 10:07

(서울=연합뉴스)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폭발인 감마선폭발(GRB)이 8세기 중 가까운 우주에서 일어나 지구가 강력한 방사선에 노출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BBC 뉴스가 21일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독일 예나대학 과학자들은 우리은하 안에서 두 개의 블랙홀, 또는 두 개의 중성자별이 합쳐지면서 발생한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감마선 형태로 지구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영국 천문학 월보에 발표했다.

지난 해 일본 과학자들은 지구가 서기 774년, 또는 775년에 강력한 방사선에 피폭됐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일본의 고대 백향목의 이 시기 나이테에서 C-14로 알려진 방사성 탄소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고 남극의 얼음에서도 이 시기 베릴륨-10 농도가 특이하게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우주에서 온 방사선이 지구의 질소 원자와 충돌해 더 무거운 형태의 탄소와 베릴륨으로 붕괴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학자들은 그러나 이 시기 특이한 천문 현상에 관한 역사 기록이 없는 것으로 미루어 태양의 강력한 코로나 질량방출이나 초신성 폭발 때문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을 뿐 그 원인은 논란거리로 남아 있었다.

독일 과학자들은 이에 대해 새로운 주장을 제기했다. 고도로 압축된 별의 잔해인 블랙홀이나 중성자별, 또는 백색왜성들이 충돌해 합쳐졌을 경우 지구의 C-14 농도를 높이면서도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충돌 사건에서 발생하는 감마선 폭발은 강력하지만 지속 시간은 2초 이내로 매우 짧으며 다른 은하들에서 일어나는 이런 사건을 1년에 여러 차례 볼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GRB의 짧은 파장을 조사한 결과 관찰된 C-14 및 베릴륨 농도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 GRB가 3천~1만2천 광년 거리, 즉 우리은하 안에서 일어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처럼 극적인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조상들이 알아차리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GRB가 이 정도 거리에서 일어났다면 가시광선이 방출되지도 않았을 것이고 여기서 나온 방사선은 지구 대기에 흡수돼 동위원소 흔적만 나무와 얼음에 남았으리라는 것이다.

GRB는 매우 희귀한 현상으로 은하당 1만~1백만 년에 한 번 꼴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지구가 가까운 미래에 이런 일을 다시 겪을 확률은 거의 없지만 만의 하나라도 8세기 사건과 같은 거리에서 또 다시 GRB가 일어난다면 인공위성들이 망가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가능성은 더욱 떨어지지만 이보다 더 가까운 우주, 이를테면 수백 광년 거리에서 GRB가 일어날 경우엔 지구 오존층이 파괴돼 생물들에게 참혹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이들은 말했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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