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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비상소집' 성남시 공무원은 고달프다

송고시간2013-01-04 18:43

"잦은 제설 비상소집에 준예산 업무로 파김치"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지난 3일 오후 10시 경기도 성남시 48개 동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400여명에게 비상소집 명령이 떨어졌다.

의회 예산처리 불발로 준예산 체제에 들어간 성남시가 사태를 주민에게 알리는 '안내문' 수 천장을 아파트 현관, 경로당 출입문 등에 부착하라는 지시였다.

모처럼 집안일을 하다가 한밤에 소집된 공무원들은 영하 10도 이하의 한파 속에 자정이 넘도록 동네를 누벼야 했다. 이들 입에서는 "공무원은 가정도 없는 줄 아나?", "이런 일을 한밤중에 시켜야 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성남시 공무원의 비상소집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자주 눈이 내린 지난달에만 5~6차례 비상소집돼 제설작업에 동원됐다.

지난달 25일 성탄절, 세밑 주말인 29일, 새해 첫날인 1일. 공교롭게 공휴일에 눈이 내려 가정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가 됐다.

최근에는 신도시 건설로 도로와 보행로 면적이 넓어진데다가 소속 기관장들마저 과민 대응하면서 일선 공무원들을 녹초로 만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달 31일 시의회가 파행돼 자정을 넘겼다. 세밑 자정을 넘기는 의회 사태는 올해로 3년째 반복된 연례 행사가 됐다.

올해는 예산 처리 불발로 곧바로 준예산체제에 들어가면서 새해 첫날이자 휴일인 지난 1일에도 출근해 임시예산 편성과 대책 수립에 밤을 새운 공무원이 많았다.

한 해가 저물고 새해를 맞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부모, 자녀와 치킨 한 조각 나누며 대화를 나눌 시간도 없다는 푸념이 쏟아졌다.

일부 시청·구청 공무원은 4일 오전에도 준예산 집행대상에서 제외돼 예산 지급이 중단된 관련단 체에 직접 안내문을 전달하려고 고유 업무 처리를 뒤로 미루고 출장을 나가야 했다.

야간과 휴일을 가리지 않고 이어지는 제설 비상소집에다 의회 파행으로 준예산 체제에 돌입하자 성남시 공무원들은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성남시공무원직장협의회는 4일 성명에서 "시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제설작업을 하고 준예산 편성으로 밤샘 작업을 한 공직자의 아픔과 상실감을 안중에 없는가? 시 공직자는 의회 처분을 무조건 따라야만 하는가?"라며 시의회의 대시민 사과와 조속한 예산 처리, 매년 마지막 날 예산처리 관행 중단을 촉구했다.

kt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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