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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덕담은 '완료형'으로 하세요"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아주머님(고모님)께서 새해는 숙병(宿病)이 다 쾌차(快差)하셨다 하니 기뻐하옵나이다."

조선 제19대 왕 숙종이 고모인 숙휘공주에게 보낸 새해 덕담 편지다.

숙종은 고모의 오랜 병이 완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마치 병이 다 나은 것처럼 "숙병이 쾌차했다 하니 기쁘다"고 표현했다.

"새해 덕담은 '완료형'으로 하세요" - 2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은 "조선 시대 신년 덕담에서 특이한 것은 바라는 바를 확정된 사실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라고 31일 소개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는 "새해에는 복 많이 받으신다 하니 축하드립니다"라고 말하고, "새해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길 바랍니다"는 "새해에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신다니 축하드립니다"라고 표현하는 식이다.

한중연은 "요즘 새해가 되면 상대방을 축복하거나 소망하는 바를 말할 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부자 되세요'와 같은 새해 인사를 많이 하지만 전통적으로 상대방을 존중하는 표현에서는 이와 같은 명령형의 인사말을 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새해 소망을 이미 확정된 사실로 표현한 사례는 조선 시대 한글 편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새해맞이는 네가 괴로이 앓던 병을 다 떨쳐 버리니, 기운이 강건하여 무병하고, 인상이와 태상이 등은 이마에 마마 반점이 돋아 붉은 팥 한 쌍을 그린 듯이 마마(천연두)를 잘 치르고, 80세까지 산다고 하니 사람에게 기쁘기는 이밖에 더한 일이 없으니, 이런 경사가 어디 있으리."(제17대 왕 효종의 비인 인선왕후가 딸 숙휘공주에게 보낸 편지 中)

제18대 왕 현종의 비인 명성왕후(明聖王后)도 딸 명안공주에게 보낸 신년 덕담 편지에서 딸의 건강을 바라는 마음을 "새해부터는 무병장수하고 재치기 한 번도 아니하고 푸르던 것도 없고 숨도 무궁히 평안하여 달음질하고 날래게 뛰어다니며 잘 지낸다 하니 헤아릴 수 없이 치하한다"고 완료형으로 표현했다.

"새해 덕담은 '완료형'으로 하세요" - 3

헌종과 철종 2대에 걸쳐 수렴청정하며 조선 후기 정치를 쥐락펴락한 순원왕후는 재종(6촌)동생인 김흥근에게 보낸 새해 편지에 "새해에는 나라가 태평하고 신하와 백성이 편안하고 즐거워 조금도 흠이 없이 지낼 것이니 기쁩니다"라고 새해 소망인 태평성대를 이미 실현된 것처럼 말했다.

yunzhe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2/12/31 10:5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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