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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독일내 한국 전문가 "부동층이 표갈랐다"

송고시간2012-12-20 20:13

모슬러 박사 "지역감정 그대로…10년전으로 회귀"

(베를린=연합뉴스) 박창욱 특파원 = 독일 내 한국 정치 전문가인 베를린자유대 한국학연구소 한네스 모슬러 박사는 한국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부동층을 성공적으로 흡수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모슬러 박사는 2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박근혜 후보는 유럽에서는 `독재자의 딸'로 알려져있다"면서 "그럼에도 대선에서 승리한 것은 선거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여당의 승리이지만, 이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야당의 패배"라며 "민주당은 5년전과 마찬가지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정책을 내놓는데 실패했다"라고 분석했다.

모슬러 박사는 "안철수 현상은 국민이 가진 기존 정치에 대한 실망을 넘어 혐오에서 비롯됐다"면서 "민주당은 안철수를 지지했던 중도 성향의 부동층을 포용하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에서 중도층이 영향력 있는 정치 세력으로 자리잡으려면 정치쇄신과 함께 국민의 정치의식을 높이는 시민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슬러 박사는 서울대에서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한국 정치를 공부했으며, 베를린자유대학 한국학과에서 한국 정치체계 등을 강의하고 있다.

--한국 대선 결과를 평가한다면.

▲유럽에서 박근혜 후보가 가장 잘 알려진 이미지는 `독재자의 딸'이다. 그런 약점을 가진 후보가 민주주의를 지향해온 한국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역사적으로도 상징성이 크다.

이번 한국의 대선은 과거 1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지역감정은 여전했고 선거 과정에서 네거티브도 그대로였다.

--박근혜 후보가 승리한 원인은.

▲전략이 주효했다. 보수당이지만 복지 정책, 경제민주화 등 진보쪽 의제를 수용하면서 민주당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방어했다. 보수의 이탈을 막고 중도층을 규합한 것이 성공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박근혜 당선자가 이런 공약을 다 이행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독일에서도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보수 성향의 기독교민주당(CDU) 소속이지만 원자력발전소 폐기, 최저임금 상향, 보육비 지원 등 진보 정책을 강화해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민주당의 패배 원인은.

▲민주당은 정책 선거보다는 후보단일화를 통한 전선 형성에 승부를 걸었다. 정책을 앞세운 질적인 차별화보다는 새누리당을 상대로 숫자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양적인 부분에 촛점을 맞췄다.

그러다보니 정책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고 네거티브 등 구태를 재연했다.

민주당은 5년전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경제대통령이라는 선명한 슬로건을 내세웠던 반면 정동영 후보는 이렇다할 특징이 없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이번 대선에서 불어닥친 안철수 현상에 대한 분석은.

▲독일에서는 무소속 후보가 반짝하고 등장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기존 정치에 대한 실망을 넘어 혐오에 가까운 국민의 반감이 토양이 됐다.

--독일처럼 한국에서도 중도 정당들이 자리잡을 수 있는가.

▲그렇게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한국은 독일과 정치 토양이 많이 다르다. 영향력있는 중도 정당이 자리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한국 유권자는 젊었을때 진보였다가 나이가 들면서 보수 성향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독일은 그렇지 않다. 독일은 정치적 성향은 잘 안바뀌는 대신 개별 정책에 따라 선택을 달리한다.

--한국에서 정치쇄신 요구가 거세다.

▲한국에서 새로운 정치가 자리잡으려면 정개 개편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

독일에서는 2차세계 대전후에도 한동안 극단적인 보수성향이 강했다. 민주주의 시민 교육이 정치 의식 수준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 했다.

한국에서도 민주주의의 가치를 높이고 지역감정 해소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는 시민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

<인터뷰> 독일내 한국 전문가 "부동층이 표갈랐다" - 2

pc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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