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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대신 고운말 썼더니 싸움이 줄었어요"

송고시간2012-11-22 09:52

'고운말온도계'로 국립국어원 공모전 대상 전대산 학생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올봄 목포 북교초등학교 6학년 2반에는 특별한 온도계가 설치됐다. '고운말 온도계'. 아이들이 욕을 한번 할 때마다 온도계 눈금이 하나씩 내려간다. 아이마다 각자 이름이 적힌 고운 말 온도계가 있어 누가 제일 욕을 많이 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고운말 온도계는 이 반 학생 전대산(12) 군의 작은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고운말 온도계로 국립국어원이 주최한 '청소년 언어문화 개선 수기 공모전'에서 초등 부문 대상을 받는 전군은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목포 공공도서관의 '책 60권 읽기 운동'에 참여했는데 도서관 내에 설치된 독서량 그래프에서 고운말 온도계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고운말 온도계를 설치한 뒤 교실에는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처음에는 고운말 온도계를 무시하는 친구들이 있었지만 눈금을 본 친구들이 부끄러웠는지 (말)조심을 하게 됐습니다. 욕을 많이 하면 할수록 온도계 눈금이 점점 내려가자 욕을 일삼던 친구들이 욕설 대신 고운 말을 쓰기 시작하면서 친구들과의 다툼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정기현 담임교사는 "생활지도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아이들 욕설"이라면서 "욕설 때문에 아이들이 싸움을 많이 하는데 고운말 온도계의 효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고(故) 이태석 신부처럼 의사가 돼 아프리카에서 봉사 활동을 하는 것이 장래 희망이라는 전군은 욕설을 일삼는 어른들에게도 당부했다.

"아이들이 옆에 있는데도 어른들이 아무렇지 않게 욕설을 하는 것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거울이라는 점에서 바르고 아름다운 우리의 고운 말을 아이들보다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전군을 비롯해 '선플 기자단'을 창설한 최종현(중·고등 부문), 바른말 지킴이 제도 등을 통해 청소년 언어 개선 지도에 힘쓴 이명섭(교사 부문) 씨가 부문별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국립국어원은 공모전 수상작을 책자로 발간해 각급 학교 등에 보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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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zh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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