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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내각 인사, 노동당 속속 진입

송고시간2012-11-04 06:41

경제정책에서 당·내각 협력강화 의도인 듯

<그래픽> 북한 당ㆍ최고인민회의 내각 인사 변화
<그래픽> 북한 당ㆍ최고인민회의 내각 인사 변화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북한 내각에서 경제 분야를 담당했던 고위 간부들이 잇따라 노동당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북한 매체는 지난 1일 전국보건부문 일꾼회의가 전날 개최된 소식을 전하며 참석자 가운데 한광복을 `당 중앙위원회 부장'으로 소개, 새로 당직을 맡았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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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북한 내각에서 경제 분야를 담당했던 고위 간부들이 잇따라 노동당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북한에서 경제 간부들은 보통 내각에서 오랫동안 전문성을 기르는데 젊은 지도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등장 이후 내각 인사의 당직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한광복 전 내각 부총리가 당 중앙위원회 부장으로 임명된 것은 이런 흐름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북한 노동당 경공업부장에 임명된 박봉주 전 총리(자료사진)

북한 노동당 경공업부장에 임명된 박봉주 전 총리(자료사진)

북한 매체는 지난 1일 전국보건부문 일꾼회의가 전날 개최된 소식을 전하며 참석자 가운데 한광복을 `당 중앙위원회 부장'으로 소개, 내각에서 금속·기계·정보기술(IT) 등을 다뤘던 한광복이 새로 당직을 맡았음을 확인했다.

그동안 보건 관련 행사에 당 과학교육부장이 참석했던 사례를 감안할 때 한광복은 지난 9월25일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예산위원장에서 소환된 최희정에 이어 과학교육부장을 맡은 것으로 관측된다.

박봉주 경공업 부장과 곽범기 당비서 겸 계획재정부장도 내각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경제통이다.

박봉주는 2007년 4월 총리직에서 해임된 뒤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 지배인으로 좌천됐다가 2010년 8월 당 경공업부 제1부부장으로 전격 복권됐고 올해 4월 김경희 당비서의 바통을 이어받아 경공업 부장에 올랐다.

곽범기 역시 1998년 9월부터 2010년 6월까지 11년 넘게 부총리를 역임하다가 함경남도 당 책임비서를 거쳐 올해 4월 당비서 겸 부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예산위원장 자리까지 꿰찼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과학교육부장으로 임명된 한광복 전 내각 부총리 (자료사진)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과학교육부장으로 임명된 한광복 전 내각 부총리 (자료사진)

이로써 북한에서 당 산하 전문부서 가운데 실물 경제 및 주민 생활과 밀접한 경공업부, 계획재정부, 과학교육부가 모두 내각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채워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북한에서 외자 유치에 힘써왔던 리수용도 넓게 보면 내각에서 당으로 이동한 경우에 해당한다.

10년 넘게 스위스 주재 대사를 지낸 리수용은 2010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내각에서 합영투자위원장을 맡았고 올해 8월에는 당 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리수용이 정확히 어느 부서에서 활동하는지 알 수 없지만 대외 경제에 밝은 만큼 경제 분야를 다루고 있을 공산이 크다.

이처럼 김정은 시대 들어 내각의 전문 관료들이 잇따라 당에 배치되는 것은 북한이 주민생활개선에 관심을 갖고 경제 발전을 모색하는 흐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에 임명된 곽범기 당비서 겸 부장 (자료사진)

북한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에 임명된 곽범기 당비서 겸 부장 (자료사진)

특히 북한이 그동안 경제 개혁 과정에서 당과 군부, 내각 등 각 세력 간 엇박자로 쓴맛을 본 사례를 참고해 이번에 경제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북한은 2002년부터 추진한 `7·1 경제관리개선조치'도 당과 군부 등 보수세력에 내각이 밀리면서 제대로 시행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은 기본적으로 사회주의 고수를 강조하는데다 기득권층이 많아 새 경제 정책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보수적 색채를 띨 가능성이 작지 않다.

반면 김정은 정권은 큰 틀에서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당과 집행기구 성격인 내각에 실무 관료들을 두루 배치, 두 조직 간 마찰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박봉주가 2003년 9월부터 3년7개월간 총리를 지낼 때 곽범기와 한광복은 각각 부총리와 기계공업성 부상으로 내각에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당과 내각의 인사 교류를 활발히 하는 것은 경제 분야의 정책 결정 및 집행 과정에서 조직 간 불협화음을 최소화하고 조정과 협력의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 정책에 대한 당의 영도에서도 이념보다 실용적 측면을 높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도 "경제 개혁이 성공하려면 내각과 당이 손잡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북한이 내각의 경제 관료들을 당에 배치하는 것은 내각이 구상하는 경제 개혁에 힘을 보태려는 행보"라고 분석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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