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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아니쉬 카푸어展>

25일부터 리움서 동아시아 첫 대규모 개인전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아니쉬 카푸어展>
25일부터 리움서 동아시아 첫 대규모 개인전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오목한 반구 형태의 대형 오브제 3개가 짙푸른 물감을 뒤집어쓴 채 3개 벽면에 하나씩 걸려 있다.

창조와 탄생의 공간을 은유한다는 반구의 안쪽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깊이를 알 수 없는 검푸른 심연으로 쏙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인도 출신의 영국 미술가 아니쉬 카푸어(58.Anish Kapoor)가 '무제'(1990년)라고 이름 붙인 이 작품은 조각 내부의 함몰된 공간을 부각시킨 '보이드(Void)' 연작 중 하나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아니쉬 카푸어展> - 2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는 그가 오는 25일부터 동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리는 자신의 대규모 개인전을 앞두고 한국을 찾았다.

인도 뭄바이에서 태어나 영국 혼지미술대학과 첼시미술학교를 나온 카푸어는 1990년 베니스 비엔날레 영국관 작가로 선정됐고 1991년 영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현대 미술상인 터너상을 수상했다.

2009년에는 생존 현대미술가로는 처음으로 런던 로열아카데미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올해 런던올림픽의 기념 조형물 '궤도(Orbit)'를 제작하며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작가로서 존재를 알린 초기의 독창적인 분말안료 작업과 조각 내부의 공간에 주목한 '보이드(Void)' 작업, 최근작 붉은 왁스 연작과 대형 스테인리스 조각 등 18점을 선보인다.

카푸어는 자신의 작업에서 눈에 보이는 작품의 물질적인 상태를 뛰어넘어 그 이면에 자리 잡은 보이지 않는 공간에 주목해왔다.

23일 전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고 겉으로 나타나는 것이 다 말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작가가 작품을 통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어떤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비물질성, 정신성에 무게를 둔 명상적인 작품을 선보이면서 종교적이라거나 동양적이라는 평가를 듣기도 한다.

이에 대해서는 "인간은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같은 질문을 하는데 답을 찾을 때 과학적 접근법만으로는 불완전하기 때문에 철학적으로 접근하는데 그런 의미에서는 인간도 예술가도 모두 종교적인 존재"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물질을 반사시키는 거울 느낌의 스테인리스 스틸 작품이 눈에 많이 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아니쉬 카푸어展> - 3

미술관 야외에 설치된 '큰 나무와 눈'(2009년)은 73개의 반짝이는 스테인리스 스틸 공으로 이뤄진 높이 15m에 이르는 작품이고 '현기증'(2006년)이나 '하늘거울'(2009년) 등도 오목 거울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오목거울 작업이 특히 재미있는 것은 거울이 그 자체로 머무르지 않고 거울로 가득 찬 공간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라며 "오목거울은 끊임없는 자기 반복을 일으키는데 그런 현상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예술가의 역할에 대한 생각을 묻는 다소 추상적인 질문에도 "예술가에게 어떤 임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작업실에 들어서면 나는 여성도 됐다가 남성이 되기도 하고 어린애가 됐다가 바보가 되기도 한다. 이런 게 예술가의 자유"라며 "모든 일이 일어나는 공간이 바로 작업실인데 말도 안 되는 시도를 해보는 것도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의미 없어 보이는 그런 작업이 나중에 굉장한 의미가 있는 작품이 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했다.

작품의 동양적 요소들이 그가 서양에서 세계적인 작가로 부상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일각의 평가에 대한 생각을 물었을 때에도 그의 답은 명쾌했다.

"서양의 일부 예술가들처럼 동양적 요소를 갖다 쓰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비(非)서구인으로서 제가 아는 것이고 제 철학과 문화의 일부이지 그 이외의 다른 변명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전시는 내년 1월27일까지. 일반 8천원, 초중고생 5천원. ☎02-2014-6900.

mong0716@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2/10/23 16:0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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