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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의 개, 장기 스트레스 증상

송고시간2012-10-12 10:17

(서울=연합뉴스) 지난해 3월 일본 후쿠시마 대지진과 원전 사고 후 유기된 이 지역 집개들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사람의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D)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11일 보도했다.

일본 아자부(麻布)대학 연구진은 후쿠시마현에서 사고 후 구조된 유기견들과 사고 전인 2009년과 2010년에 버려진 개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사고를 겪은 개들의 스트레스호르몬 수치가 단순히 유기된 개나 떠돌이 개에 비해 5~10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사이언티픽 리포츠지에 발표했다.

이들은 "재난의 심리적 충격과 관련해 장기적인 치료와 관심이 필요한 것은 사람이나 애완견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대지진과 쓰나미, 이에 따른 원전 사고 이후 수많은 이재민은 키우던 개를 버릴 수 밖에 없었고 많은 개가 이후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에서 반 떠돌이 상태로 연명하고 있다.

연구진은 개 재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재난 지역과 먼 일본 남서부 가나가와현의 유기견 보호소에 살고 있는 집개 8마리를 데려와 이들의 소변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를 측정했다.

이들은 또 지난해 5월과 11월 후쿠시마의 보호센터에서 17마리의 유기견을 데려와 재활 치료를 하면서 매일 코티솔 수치를 측정했다. 관찰 대상 개들은 훗날 모두 새 주인을 만났다.

조사 결과 후쿠시마의 개들은 가나가와의 개들에 비해 낯선 사람에게 덜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돌보는 사람에게도 친밀감이 적어 훈련하기가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 지역의 개들은 재난과 무관한 지역의 개들에 비해 5~10배에 달하는 코티솔 수치를 보였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차이가 줄어들긴 했지만 10주 동안 정성어린 보살핌을 받고도 차이가 사라지지는 않았다.

연구진은 후쿠시마 개들이 훈련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충격적인 경험에서 살아나 PTSD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학습에 곤란을 겪는 것과 비슷하다면서 개나 사람이나 뇌에서 같은 화학물질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PTSD를 겪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유대감을 형성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후쿠시마의 개들이 치료자들과 가까워지지 않는 것과도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연구 대상 개들의 개체수가 적고 후쿠시마 개들의 평균 연령이 대조군에 비해 높다는 제한이 있긴 하지만 버려지는데 대한 반응에 나이가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당시 재난이 개들의 스트레스에 가장 큰 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재난을 겪은 사람들은 회복해 서서히 일상생활로 돌아가고 있지만 이 연구를 보면 스트레스가 유대감 결여, 학습 장애 등 눈에 잘 띄지 않는 행동에 깊은 심리적 영향을 미친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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