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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10년 발자국 표시하면 韓지도 그려"

송고시간2012-09-18 14:22

데뷔 10주년 세종문화회관 공연..2년만에 6집 발표

트로트 가수 장윤정
트로트 가수 장윤정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다음달 6-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데뷔 10주년 공연 여는 트로트 가수 장윤정. 2012.9.18
maum@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18일 오전 KBS 1TV '아침마당'에 출연하고 왔다는 장윤정(32)은 눈이 충혈돼 있었다.

여의도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마치면 스케줄 하나를 더 소화하고 SBS TV '도전 1000곡' 녹화를 가야 한다며 오전 중에만 서너 개 일정을 진행했다.

장윤정은 올해로 10년째 이 생활을 하고 있다.

2003년 '어머나'로 데뷔해 2004년 이 곡이 국민가요로 부상하면서 트로트계 신데렐라로 떠오랐다.

1980년대 스타 주현미의 뒤를 이어 트로트 계보를 이은 그는 다음달 6-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다음달 24일 부산 벡스코에서 데뷔 10주년 공연을 개최한다.

장윤정은 이날 인터뷰에서 "얼마 전 한 행사에서 '엄마 아빠가 날 낳아줬지만 여기 계신 분들이 10년간 날 키웠다. 예쁘게 키워줘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며 "이 분들이 내가 시집가서 애 낳고 늙은 것도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외롭고 고된 10년.."결혼 자금 모았죠" = 장윤정의 길이 처음부터 순탄하지는 않았다. 그는 1999년 강변가요제에서 대상을 차지해 한 기획사와 계약했지만 음반을 낼 수 없었다.

4년 동안 시간을 허비한 끝에 2003년 '어머나'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 곡도 단박에 뜨지 않았다. 1년여간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노래를 알리자 이듬해 '어머나'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그는 이후 '짠짜라' '꽃' '이따, 이따요' 등의 히트곡을 잇달아 내며 트로트를 배신하지 않았다.

"스스로도 10년이라고 말하기 어색해요. 하지만 이제 연예인의 삶에 적응한 것 같아요. 하하. 노래만 하면 되는 게 가수인 줄 알았는데 방송을 통해 남들한테 보이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알았죠. 한동안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이제 해탈해서 마음이 편해졌어요."

장윤정이 10년간 다른 장르로 곁눈질을 하지 않은 건 개인으로도, 가요계로도 의미 있는 행보였다.

1960-70년대 트로트 황금기 시절에는 젊은 나이의 트로트 가수들이 숱했지만 그 침체기인 2000년대에 이 분야로 뛰어들려는 젊은 가수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국민가수 장윤정
국민가수 장윤정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다음달 6-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데뷔 10주년 공연 여는 트로트 가수 장윤정. 2012.9.18
maum@yna.co.kr

장윤정의 성공으로 당시 많은 기획사가 '제2의 장윤정'을 만드는 붐이 일며 '신(新) 트로트' 시대가 열렸다는 말도 나왔다.

홀로 개척한 길이기에 마음고생도 심했을 터.

"외로움이 가장 컸어요. 제 뒤를 이어 젊은 트로트 가수들이 나왔는데 저를 이겨야 할 적으로 여겼던 것 같아요. 저도 그땐 물 위에 떠있는 작은 부표에 버겁게 서 있었는데 그 친구들은 제가 서 있는 부표가 탄탄하고 커 보였나 봐요. 이젠 그 친구들마저 사라졌네요."

그는 행사 차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육체적으로도 힘든 시절이었다고 했다.

"배타고 들어가는 섬 빼고는 대한민국 지도를 다 밟은 것 같아요. 장난삼아 '내가 밟은 발자국만 표시해도 지도가 그려진다'고들 해요. 전국 어느 지역도 이동 거리 계산이 척척 나올 정도니까요."

그는 이어 "얼마 전 한쪽 눈이 잘 안 보여 병원에 갔는데 노안 증세라더라"며 "의사 선생님이 '노안은 40-50대에만 오는 게 아니라 일을 많이 한 사람들에게도 온다. 장윤정 씨는 20년 일할 걸 4-5년에 해서 몸에 무리가 왔다'고 했다"고 애써 웃어보였다.

그러나 그는 힘든 시절을 단 한 번도 잊지 않고 산다고 했다.

그는 "그때를 생각하며 지내야 배움이 있다"며 "누가 시켜서 한 일도 아닌데 바쁘게 다니니 몸도 피곤하고 짜증도 났다. 시간이 지나고 내 주체가 생기면서 그때의 내가 부끄럽고 그때 만난 사람들에게 미안했다. 이런 생각의 변화없이 일했다면 사람들 눈 밖에 나서 난 몇 년 전 사라졌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내 능력에 비해 큰 타이틀이 주어지다 보니 부응하기 위해 애를 썼다"며 "내가 노력해서 사랑받은 게 아니라 사람들이 사랑해주니 내가 노력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쉼 없이 달렸으니 지금까지 수익은 얼마나 될까.

"집이 잘 살았으면 쌓는 것부터 했겠지만 팬 걸 메우는 작업부터 했어요. 부모님이 금전 관리를 해서 정확한 금액은 모르지만 원주에 부모님 집을 해 드리고 서울에 제가 사는 집이 있어요. 결혼할 자금은 마련해뒀어요. 하하."

◇세종문화회관 입성.."레코딩 그대로 노래하는 게 철칙" = 스스로 고군분투했다고 느끼기에 이번 10주년 공연은 그에게 남다르다.

장윤정은 대중 가수에게, 또 트로트 가수에게는 더욱 까다롭다는 세종문화회관 대관 심사를 통과했다.

2005년 2집 '짠짜라' 인터뷰 당시 "단독 공연을 해보고 싶다"고 말한 그가 10년 활동 만에 이 무대에 오르는 건 뿌듯한 일일 터.

데뷔 10년 된 가수 장윤정
데뷔 10년 된 가수 장윤정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다음달 6-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데뷔 10주년 공연 여는 트로트 가수 장윤정. 2012.9.18
maum@yna.co.kr

그는 이름이 알려지고는 매해 전국을 돌았고 미국, 중국 등 해외에서도 공연했지만 첫 공연 때의 감동은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첫 공연이 2005년 전주 야외공연장에서 열렸어요. 폭우가 쏟아졌죠. 무대 장비의 감전 사고가 우려돼 리허설을 마치고도 공연을 포기할 상황이었어요. 인사는 하려고 무대에 올랐는데 우비를 입은 관객들이 꽉 들어차 있는 거예요. 그 모습에 감동해 공연했는데 비 맞고 울면서 노래한 기억이 나요."

그는 이 경험들이 바탕이 됐기에 빠른 시간에 세종문화회관에 설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어머나' '짠짜라' '꽃' '첫사랑' '콩깎지' 등 히트곡과 널리 알려진 다른 가수들의 곡을 섞어 무대를 꾸민다. 히트곡은 음반 레코딩된 그대로의 음색을 살려 들려준다는 게 철칙이다.

그는 "무대에 많이 서면 노래할 때 발음을 굴리고 멜로디를 바꿔 부르는 습관이 생기는데 예뻐 보이지 않는다"며 "어느 날 내가 방송에서 그렇게 부르더라. 어느 때라도 레코딩된 그대로 불러주는 가수가 되야겠다고 생각해 요즘 다시 내 노래를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날 무대에는 후배를 축하하기 위해 대선배 남진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두 사람은 2009년 듀엣곡 '당신이 좋아'를 발표했고 지난 남진의 공연 때 장윤정이 게스트로 참여한 인연이 있다. 그는 "주객이 전도될까 부담된다"고 웃었다.

◇2년 만에 6집.."박수가 부끄럽지 않을 때까지 노래" = 장윤정은 공연과 함께 이달 말 6집을 발표한다. 지난 2010년 5집 '올래' 이후 2년 만의 새 음반이다.

"작곡가들의 곡을 받아보니 제게 많은 시도를 하려고 애쓴 흔적이 보여요. 장윤정에게 다른 색깔을 입혀보겠다는 생각이죠. 댄스곡부터 소리를 많이 꺾은 트로트, '애모'와 '만남' 같은 가요도 있어 타이틀곡 선택이 어려워요."

아이돌 그룹이 쏟아진 음악 시장에서 부담감과 소외감은 없을까.

그는 "언젠가부터 매년 시상식에서 트로트 부문 상을 받았다"며 "아이돌 세상으로 인한 부담감보다는 이처럼 변화가 큰 시장에서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그냥 버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 부끄러워 한번은 상을 거절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10년을 보낸 지금 다음 미래에 대한 주관도 뚜렷했다.

"사람은 나이 들수록 목소리, 음역대가 바뀌죠. 저도 2년 전 목소리가 이상해서 병원에 갔더니 성대 쪽 근육이 단단해졌대요. 목소리가 달라지면 억지로 제 노래를 강요할 생각은 없어요. 박수받으면서 일하는 직업은 드문데 전 박수를 받는 게 부끄럽지 않을 때까지 노래할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50여 년간 자기 관리를 잘하며 노래하신 패티김 선배님은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30대에 접어들었으니 결혼에 대한 질문도 빼놓을 수 없다.

"하고 싶죠. 하지만 연애 자체가 힘들어요. 이젠 배우자에 대한 이상형도 없는 것 같아요. 그저 말이 잘 통했으면 좋겠어요. 하하."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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