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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수천억 탈북자 지원예산 곳곳에 `구멍'>

지원금 착복 사례 빈번…`겹치기 정부 지원' 지적
경기도 안성시에 탈북자들의 정작지원을 위해 설립된 하나원. 남한에 들어오는 탈북자들은 하나원에서 필수적으로 3개월동안 사회적응 교육을 받은 후 인근 직업공단과 직업훈련소 등에서 직종에 따라 6~8개월간 직업훈련도 받는다.(자료사진)
경기도 안성시에 탈북자들의 정작지원을 위해 설립된 하나원. 남한에 들어오는 탈북자들은 하나원에서 필수적으로 3개월동안 사회적응 교육을 받은 후 인근 직업공단과 직업훈련소 등에서 직종에 따라 6~8개월간 직업훈련도 받는다.(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장철운 기자 = 감사원이 사실상 첫 대대적 감사에 착수한 탈북주민 지원제도는 1997년 초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시작됐다.

정부는 남한에 정착하는 탈북주민 수가 매년 급증하자 관련 예산과 지원사업을 꾸준히 늘려왔다. 2000년 770명에 불과했던 탈북주민 수는 올해 2만 4천여 명으로 증가했다.

현재 통일부의 탈북주민 관련 예산은 1천239억 원이다. 보건복지가족부, 각 지방자치단체가 별도로 사용하는 예산까지 포함하면 줄잡아 한 해 수천억 원이 탈북주민 정착지원에 투입된다.

이와 별도로 탈북주민의 교육·의료·취업 등을 위한 지원도 이뤄진다.

그러나 이런 적잖은 예산과 다각적인 제도에도 탈북주민 지원제도를 둘러싼 잡음은 오래전부터 계속됐고 국내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탈북주민도 그리 많지 않았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올해 초 국내 거주 탈북주민 8천299명에 대한 생활실태를 조사한 결과, 3명 중 1명(30% 이상) 정도는 한 달 평균 100만원 이하를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다 보니 범죄의 유혹을 느끼는 탈북주민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지난달 부산에서는 한꺼번에 15명이 보험사기로 경찰에 검거됐다. 모두 탈북주민들로 여러 보험상품에 가입한 뒤 허위로 장기입원하는 방법으로 보험금과 생계비를 챙겼다.

이들은 경찰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거나 보수가 적고 일이 힘든 업종에 있다가 보니 브로커의 말을 믿고 보험사기에 동참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주민끼리 짜고 고용지원 보조금을 가로채는 일도 반복적으로 벌어진다. 고용지원금은 정부가 탈북주민의 취업 촉진을 위해 이들을 고용한 사업주에게 월급의 2분의 1범위 내에서 지원하는 돈이다.

검찰은 지난 2007년 서류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고용지원금을 부당하게 지급받은 혐의로 탈북자 9명을 적발했다. 여기에는 유명 탈북단체 대표도 포함됐다.

2007년 10월에는 노동부 공무원이 유령회사를 만든 후 탈북주민을 고용했다고 속여 수년간 고용지원금 5천만 원을 빼돌렸다가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당시 검찰은 고용지원금을 착복하는 기업이나 단체가 꽤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기도 했지만 관련 제도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상당수 탈북주민이 정착지원금 일부를 북한에 있는 가족을 탈북시키기 위한 브로커 비용으로 충당하는 일도 있다.

탈북주민 지원단체인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이 지난해 11월 1년 이상 국내 거주한 30세 이상 탈북자 350명을 설문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북한으로 송금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250명(71.4%)이었고, 이들 중 66.2%는 정착지원금을 송금에 이용한다는 답을 내놨다.

탈북주민 입장에서는 가족에 대한 송금이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결국 탈북주민 지원제도 자체를 부실화시키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통일부, 하나원,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탈북주민 지원정책을 사실상 따로따로 운용하고 있어 예산이 방만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탈북자 사회에서 끊임없이 나온다.

예컨대 탈북주민 한 명에게 제공되는 `담당관 서비스'가 중복되거나 역할 구분이 모호하다는 지적, 통일부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비슷한 성격의 인터넷방송을 따로따로 운영하느라 수억원의 예산을 쓰고 있다는 지적 등이 대표적이다.

비슷한 사업은 일원화해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탈북단체 대표들은 한해 260억원에 달하는 지원재단 예산을 "우리 돈"이라며 탈북주민이나 탈북단체들이 직접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재단을 압박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재단이 통일부 퇴직직원 등 탈북주민이 아닌 사람을 직원으로 무더기 채용해 수십억원의 인건비를 지급하고 홍보·연구활동을 벌이는 데 상당 부분의 예산을 써 정작 탈북주민에 대한 혜택은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감사원이 이번에 통일부 정착지원과,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하나원의 북한이탈주민 정책 및 예산 전반을 조사하는 것은 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된 이러한 문제점들을 총체적으로 점검해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감사원은 수년 전부터 탈북지원제도의 허실을 조사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해왔지만 사안의 특수성 때문에 계속 미뤄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희상 감사원 공보관은 "일단 자료수집 차원에서 예비감사를 벌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감사가 특정감사가 될지, 본감사에 들어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jcw@yna.co.kr

jsl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2/09/06 14:5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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