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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경험 없이 성공한 한인은 없습니다"

송고시간2012-08-17 10:45

재미 변호사 이채영, 인터뷰집 '꿈을…' 출간

"실패 경험 없이 성공한 한인은 없습니다"
재미 변호사 이채영, 인터뷰집 '꿈을…' 출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보건 문제 전반의 정책을 만든 고경주 미국 보건부 차관보, 미국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찰리'를 만든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한국 식당으로는 처음으로 '미슐랭 가이드' 별 등급을 받은 레스토랑 '단지'의 셰프 김훈이…….

미국 내에서 활동하며 각자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자랑스러운 한인들이다.

이들을 비롯한 성공한 재미 한인 9명의 이야기를 담은 책 '꿈을 이뤄드립니다'(달 펴냄)가 최근 출간됐다. 쉽지 않은 인터뷰 과정을 거쳐 이들의 성공담을 한데 모아낸 이는 역시 재미 한인인 이채영(34.여) 씨.

책 출간에 맞춰 방한해 17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이씨는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을 이루고 자신의 능력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 역시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배운 지혜를 나누고 싶었다"고 책을 쓰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현재 뉴욕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는 이씨는 2010년부터 한인 방송 MKTV에서 각계의 인사를 만나는 토크쇼를 진행하며 책 집필을 구상했다고 한다.

지난해 여름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는데 '무명작가'인 이씨가 하나같이 바쁜 이들을 만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 번의 인터뷰를 위해 사전에 수십 차례 메일을 주고받기도 하고 인터뷰이가 강연자로 나온다는 행사에 무작정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기도 했다.

그렇게 1년간 미국 전역을 돌며 신호범 워싱턴주 상원부의장, 윤치원 UBS(스위스 금융그룹) 아태지역 회장,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화가 김원숙, 정범진 뉴욕 시 판사, 마거릿 리 '영우&어소시에이츠' 공동대표 등 다양한 분야의 한인과 그들의 가족·지인을 여러 차례 만났다.

이들의 진솔한 인생 이야기를 전하면서 이씨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성공담'이 아닌 '실패담'이었다.

"보통 이들이 얼마나 성공했는지를 중심으로만 알려지고 그 과정에서 겪은 실패와 좌절은 언급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를 접한 사람들도 빨리 그 위치에 가려고만 하죠. 인터뷰해보니 실패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요. 어떻게 실패했고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자세히 물어봤습니다."

인터뷰이 가운데는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도 있고, 어릴 때나 성인이 된 뒤 미국으로 건너간 사람도 있다. 어떤 경우든 얼마간 '이방인'으로서 살아야 했다. 이국 땅에 사는 한국인이라는 것은 그들의 성공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모두 한국인이라는 점에 자부심을 지녔고 이를 강점으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가령 미국 내 동양인이 드물고 인종차별이 심하던 1950년대에 나고 자란 고경주 차관보는 무엇을 하든 자신이 동양인 최초, 한국인 최초라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소수민으로 산 경험이 어려운 사람들의 처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도 하고요."

책 말미에는 14쪽 분량의 빈 공간이 있다. 독자 자신이 열 번째 주인공이 돼 자신의 꿈과 가상의 성공담을 적어보라는 뜻이다.

"인터뷰하면서 느낀 것은 불가능해 보이는 꿈도 간절하게 원하고 도전하면 이뤄진다는 것이었어요. 한국말도 서툴고 책을 써본 경험도 없던 제게는 이 책을 낸다는 것 자체가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이는 꿈이었죠. 도전하지 않는 사람은 실패하지 않습니다. 좌절을 겪는다는 것은 도전하고 있다는 뜻이고, 꿈에 다가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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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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