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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쓰나미 생존 韓人 "아이들 보며 500일 버텼죠"

송고시간2012-07-25 10:47

한국인 쓰나미 생존자 김일광씨(자료사진)
한국인 쓰나미 생존자 김일광씨(자료사진)

사진은 동일본대지진 직후인 2011년 3월15일 주 센다이 한국 총영사관으로 피신했을 때 모습.

(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 "쓰나미(지진해일)로 아내를 잃었고, 엄청난 금액의 빚이 남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중학교 들어갈 때쯤에는 다시 모여서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헤쳐나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일본인 아내를 잃은 한국인 생존자 김일광(金日光·37)씨는 25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대지진 후 지난 500일을 이렇게 돌아봤다.

지진이 나기 전까지 김 씨가 살던 곳은 인명 피해가 집중된 미야기(宮城)현 센다이(仙台)시 동부의 가모(蒲生) 지구였다. 일본인 아내와 사이에 1남2녀를 둔 김 씨는 2010년 해변에서 1㎞ 정도 떨어진 동네에 집을 마련했다.

대지진과 쓰나미는 그가 1998년 일본에 온 뒤 애써서 이뤄놓은 것을 모두 쓸어갔다.

쓰나미로 아내를 잃었고, 집도 집어삼켰다. 당시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던 딸과 한 살짜리 쌍둥이 남매는 다행히 바다에서 먼 유치원 등에 맡겨놓은 덕에 무사했다. 지금은 이와테(岩手)현에 사는 장인·장모가 아이들을 기르고 있다.

트럭 운전을 하던 김 씨는 대지진 후 한동안 일본에선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짐작하고 한국에 돌아갈까 고민했지만, 아이들이 있는 일본에 남기로 했다.

동일본대지진 피해 동포 자녀들에게 장학금 전달
동일본대지진 피해 동포 자녀들에게 장학금 전달


(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 주 센다이 한국 총영사관은 25일 동일본대지진 발생 500일을 즈음해 피해 동포 125명의 자녀 210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지난해 동일본대지진 직후 한국민이 대한적십자사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낸 성금 중 지난해 1차로 피해 동포 369명에게 3억158만엔을 전달했고, 이번에 남은 돈을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사진 중앙이 신각수 주일 한국대사, 신 대사를 중심으로 왼쪽 끝에 앉은 여학생이 박리나씨, 맨 뒷줄 회색 양복 입은 이가 이범연 주 센다이 총영사, 검은 양복 입은 이가 이근출 미야기 민단 단장. 2012.7.25 주 센다이 한국 총영사관 제공 <<국제뉴스부 기사 참조>>
chungwon@yna.co.kr

마침 센다이에 재해 복구공사 붐이 불어닥친 덕에 젊고 기술이 있는 그도 머지않아 건설회사에 취직할 수 있었다.

"센다이 시내에 방을 하나 얻어서 직장 다니면서 정신없이 살고 있습니다."

눈앞에 놓인 짐은 작지 않다. 월급을 받으면 집을 마련할 때 빌린 35년 융자금부터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쓰나미 피해 보상금은 융자금의 10%도 안 된다고 한다. 이와테에 있는 아이들에게도 생활비를 부치고 있다. 어딘가 가면 바다에서 얼마나 떨어졌는지 확인하고, 지진이 나면 어디로 피할지 생각할 정도로 쓰나미가 할퀴고 간 뒤에 남은 마음의 상처도 크다.

"외롭죠. 누구 하나 내 몸 걱정해주는 사람도 없는 외국 땅에서 살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매일 휴대전화로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종교(기독교)에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어떻게든 빚을 빨리 갚고 큰딸이 중학교 들어갈 때쯤에는 다시 집을 마련해서 아이들과 함께 살고 싶다는 목표가 그를 지탱하는 또 하나의 원동력이다.

25일에는 김 씨처럼 대지진으로 피해를 본 동포들에게 고국에서 작은 선물이 날아왔다.

주 센다이 한국총영사관이 김 씨 등 피해 동포 125명의 자녀 210명에게 장학금을 줬기 때문이다. 신각수 주일 한국대사가 이날 센다이에 가서 취학 전 아동 1명당 10만엔, 초등학생 1명당 13만엔을 전달했다.

지난해 동일본대지진 직후 한국민이 대한적십자사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낸 성금 중 지난해 1차로 피해 동포 369명에게 3억158만엔을 전달했고, 이번에 남은 돈을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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