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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무산'..강의장 직권상정 배경은(종합)

송고시간2012-07-20 23:09

박지원ㆍ김병화 등 산적현안 `다목적카드' 관측도

명패함만 개함
명패함만 개함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김황식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20일 사실상 자동 폐기됐다. 김 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은 이날 저녁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에 부쳐졌으나 새누리당이 표결 시작과 함께 본회의장에서 퇴장, 의결정족수(재적의원 과반수) 미달로 처리 자체가 무산됐다.
총리해임 건의한에 대한 투표를 한 뒤 명패함을 개함하고 있다.
2012. 7. 20
srbaek@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강창희 국회의장의 첫 `직권상정'으로 20일 표결에 부쳐진 김황식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이 정족수 미달로 폐기됐다.

19대 국회의 첫 직권상정이기도 한 총리 해임건의안은 이날 저녁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이 표결 시작과 함께 모두 본회의장에서 퇴장, 의결정족수(재적의원 과반수) 미달로 처리 자체가 무산됐다.

표결에는 의결정족수에 못 미치는 138명만 참여함에 따라 투표가 성립되지 않았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투표 자체가 무산됐지만, 해임건의안은 애초 부결이 예고된 사안이기도 했다.

새누리, 총리 해임건의안 표결 불참....자동폐기
새누리, 총리 해임건의안 표결 불참....자동폐기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김황식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에 대한 표결이 실시된 20일 저녁 국회 본회의장 새누리당 의원석이 표결에 불참하기 위해 자리를 뜬 의원들로 인해 텅 비어 있다. 김 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은 새누리당 의원들의 표결 불참으로 인해 정족수 미달로 자동폐기됐다. 2012.7.20
utzza@yna.co.kr

해임건의안을 가결하려면 재적의원의 과반수인 최소 151표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해임건의에 반대하는 새누리당이 과반에 육박하는 149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 의장의 직권상정 결정에는 이런 `유리한' 여건이 감안됐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해임건의안의 통과 가능성이 낮은 만큼 `직권상정'을 국회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한 `카드'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민주당은 한일 정보보호협정 `밀실추진' 책임을 들어 지난 17일 제출한 김 총리 해임건의안을 이날 본회의에서 표결하자고 요구했지만 새누리당은 정치공세 성격이 강하다며 난색을 보여왔다.

강 의장은 여야의 합의 처리를 강조해왔고 양당 원내지도부 역시 물밑협상을 지속했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의 `보이콧'으로 이날 오전 예정된 국회 대정부질문이 취소되는 등 국회 파행이 현실화하자 여야 합의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배성례 국회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총리 해임건의안 문제로 국회 일정이 차질을 빚는 것을 막고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해 고민 끝에 나온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여야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현안들이 산적한 시점에서 강 의장이 직권상정을 결행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밝은 표정으로 본회의장 나가는 김황식 국무총리
밝은 표정으로 본회의장 나가는 김황식 국무총리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김황식 국무총리가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을 마치고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밝은 표정으로 본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김 총리가 퇴장한 후 강창희 국회의장은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직권상정했다. 2012.7.20
utzza@yna.co.kr

이와 관련, 정치권 일각에선 향후 국회의장의 결단이 요구되는 `교착상태'에 대비해 `선례'를 남기는 차원에서 직권상정을 결정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 저축은행 비리사건으로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경우 수사 진행상황에 따라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넘어올 수 있다.

통합진보당 이석기ㆍ김재연 의원의 제명안도 예고된 상태이고,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적격 논란으로 대법관 후보자 4명에 대한 국회의 임명동의도 지연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새누리당 출신인 강 의장이 직권상정을 통해 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하는 구도가 연출되자 야당 측에서는 곤혹스러워하는 기류도 감지됐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직권상정까지 요청하지 않은 우리로서는 과잉친절로 느껴진다"며 "억지 선례를 만들어 다른 안건을 처리하기 위한 꼼수가 있다면 앞으로 국회운영이 큰 난관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누리당 홍일표 원내대변인은 "이번 해임건의안은 시기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부당하기 짝이 없기에 표결에 불참했다"며 "박 원내대표의 검찰 소환에 물타기하기 위한 야당의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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