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배너

[실시간뉴스]

최종업데이트YYYY-mm-dd hh:mm:ss
검색

<박세리와 맞대결한 추아시리폰, 간호사로 변신>

14년 전 US여자오픈 골프대회 명승부의 주인공

<박세리와 맞대결한 추아시리폰, 간호사로 변신>
14년 전 US여자오픈 골프대회 명승부의 주인공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제니 추아시리폰(34). 한국 골프팬들에게는 잊지 못할 이름이다.

1998년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 블랙울프런 골프장의 챔피언십 코스에서 열린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박세리(35·KDB금융그룹)와 연장전만 20개 홀을 치른 끝에 준우승한 태국계 미국인이 바로 추아시리폰이다.

5일(한국시간) 막을 올리는 올해 US여자오픈이 14년 만에 다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면서 당시 챔피언에 오른 박세리가 집중 조명을 받는 가운데 미국 일간지 뉴욕 타임스는 4일자 신문에 추아시리폰의 근황을 전했다.

당시 4라운드 마지막 18번 홀에서 약 12m 거리의 버디에 성공해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던 추아시리폰은 박세리와 18홀 연장전을 벌이고도 승부를 내지 못해 서든데스 2개 홀까지 치른 끝에 준우승에 머물렀다.

연장에서도 추아시리폰은 5번 홀까지 4타 차나 앞서다 역전을 허용, 더욱 아쉬움이 남는 승부였다.

특히 연장 18번 홀에서는 아직도 한국 팬들의 뇌리에 생생한 박세리의 '연못 샷'으로 눈앞에 뒀던 우승이 날아간 추아시리폰이었다.

대접전 끝에 갈린 승부였지만 14년이 지난 지금 골프계에서 둘의 위상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벌어져 있다.

박세리는 골프 명예의 전당에 올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의 '롤 모델'로 추앙받고 있지만 추아시리폰은 일찌감치 골프에서 은퇴, 지금은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 가족 임상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이번 대회를 TV로 지켜볼 예정이라는 추아시리폰은 "세계 최고의 선수와 겨룰 수 있던 그때를 돌아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때가 내 골프 인생의 하이라이트였다"고 말했다.

추아시리폰은 "내가 그 정도 성적을 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그러나 연장에 들어가서는 박세리가 당시 아마추어였던 나를 상대하는 것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여겼다"고 회상했다.

뉴욕타임스는 "당시 박세리는 이미 메이저 대회인 LPGA 챔피언십 우승 경험이 있고 대기업 삼성의 후원을 받는 선수였지만 추아시리폰은 오빠가 캐디를 맡고 갤러리 가운데 그를 응원하는 사람은 가족과 듀크대 친구들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여건에서 명승부를 벌인 추아시리폰은 그러나 이후 좀처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추아시리폰은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져 부담도 느꼈고 기대했던 만큼 성적도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듀크대에서 추아시리폰을 가르쳤던 코치 댄 브룩스는 "제니는 재미를 느끼면서 해야 잘하는 스타일이었는데 US여자오픈의 경험이 오히려 압박감을 느끼게 된 계기가 됐다"고 진단했다.

듀크대 졸업 후 프로로 전향한 추아시리폰은 여전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스폰서를 구하지 못했던 그는 "부모님이 힘들게 번 돈을 전부 나에게 투자하셨는데 낭비라고 느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2001년 가까운 친구였던 짐바브웨 출신 골프 선수 루이스 치텡와가 뇌수막염으로 사망한 것은 그의 인생을 다시 한 번 바꾼 계기가 됐다.

추아시리폰은 "인생이 덧없음을 느꼈고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며 "골프를 사랑했지만 내 인생의 모든 것을 골프에 맞춰 결정할 정도로 사랑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클럽을 내려놓기로 한 추아시리폰은 2005년 메릴랜드대 간호학과에 입학했고 2010년에는 임상 간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추아시리폰은 요즘 중환자실에서 환자를 돌보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1년에 두어 번 골프를 즐긴다는 그는 "환자들의 인생을 바꿔놓는 것이 내 삶의 목표가 됐다"며 웃었다.

추아시리폰은 "가끔 내가 그때 우승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지금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emaili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2/07/05 10:07 송고

광고
댓글쓰기
배너
광고
광고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산업/경제
사회
전국
스포츠
연예ㆍ문화
세계
더보기
AD(광고)
AD(광고)
광고
AD(광고)

위키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