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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대구중학생 자살 사건 파문 확산>

아파트서 투신한 중학생이 남긴 유서
아파트서 투신한 중학생이 남긴 유서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대구에서 중학생이 동급생 2명으로부터 상습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의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2011.12.23
duck@yna.co.kr

대구시교육감 공식 사과..`유서' 내용 큰 충격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지난 20일 대구에서 한 중학생이 친구들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의 파문이 커지고 있다.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이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에 대해 공식 사과했고, 정치권에서는 정부에 자살 대비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구시교육청은 대구지역 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내 폭력이나 괴롭힘 등 생활실태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해당 학교법인은 긴급이사회를 열어 자살사건이 발생한 책임을 물어 교장을 직위해제했다.

◇파문 확산 = 우 교육감은 이날 "우주보다 귀한 생명을 제대로 받들지 못한 대구교육의 잘못을 철저히 인정한다"며 "아픈 기억과 함께 끝까지 가족에 대한 사랑을 안고 세상을 떠난 학생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숨진 A군이 집단 따돌림, 소위 '왕따'를 당했던 건 아니지만 또다른 형태의 학교폭력 피해자라는 점에서 교육당국의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한 것이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번 일과 관련,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자살 세계 1위의 불명예를 씻는 것은 현 정부의 가장 중요한 일일 수 있다"며 "국회 교육과학위원회가 이 문제를 심도있게 검토하고 여성가족위에서도 신경을 써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학교ㆍ학부모 '술렁' = A군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배경이 자필 유서를 통해 알려지면서 해당 학교 교사와 학생들은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A군의 장례가 치러지고 A군을 괴롭힌 것으로 추정되는 학생들과 주변 학생들에 대한 경찰의 조사가 진행되면서 학교 전체가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울 정도로 술렁이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교육청은 수사 결과를 지켜보되 이번 일의 파장을 의식, 해당 학교에 상담사들을 배치해 A군의 급우 등 주변인들을 상대로 심리상담을 벌이고 있다.

학교 교장은 이날 열린 학교법인의 긴급이사회에서 학생관리에 대한 책임 등을 이유로 직위해제됐다.

학부모 김모(41.여.대구시 수성구 수성동)씨는 "자식을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이번 일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마음이다. 우리 아이도 정말 무사한 상태인지 다시 살펴보게 됐다"며 "사건의 진상이 규명되고 난 다음 가정과 학교, 사회가 함께 이 문제에 집중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눈물 겨운 유서 내용= A군은 가족들에게 장문의 유서를 남겼다. 유서에는 자신의 겪은 폭력의 실상이 기록됐고, 가족에 대한 사랑이 절절이 담겨 있었다.

다음은 유서를 간추린 내용이다.

"제가 그동안 말을 못했지만, 매일 라면이 없어지고, 먹을 게 없어지고, 갖가지가 없어진 이유가 있어요. 제 친구들이라고 했는데 ○○○하고 ○○○이라는 애들이 매일 우리 집에 와서 절 괴롭혔어요. 12월에 들어서 자살하자고 몇 번이나 결심을 했는데 그때마다 엄마, 아빠가 생각나서 저를 막았어요.

저는 제 자신이 비통했어요. 사실 알고 보면 매일 화내시지만 마음씨 착한 우리아빠, 나에게 베푸는 건 아낌도 없는 우리엄마, 나에게 잘 대해주는 우리 형을 둔 저는 정말 운이 좋은 거예요.

제가 일찍 철들지만 않았어도 저는 아마 여기 없었을 거에요. 매일 장난기 심하게 하고 철이 안든 척 했지만, 속으로는 무엇보다 우리 가족을 사랑했어요. 아마 제가하는 일은 엄청 큰 불효인지도 몰라요.

저는 정말 엄마한테 죄송해서 자살도 하지 않았어요. 어제(12월 19일) 혼날 때의 엄마의 모습은 절 혼내고 계셨지만 속으로는 저를 걱정하시더라고요. 저는 그냥 부모님한테나 선생님, 경찰 등에게 도움을 구하려 했지만, 걔들의 보복이 너무 두려웠어요. 대부분의 학교친구들은 저에게 잘 대해줬어요.

항상 저를 아껴주시고 가끔 저에게 용돈도 주시는 아빠, 고맙습니다.

매일 제가 불효를 했지만 웃으면서 넘어가 주시고, 저를 너무나 잘 생각해주시는 엄마, 사랑합니다.

항상 그 녀석들이 먹을 걸 다 먹어도 나를 용서해주고, 나에게 잘해주던 우리 형, 고마워.

모두들 안녕히 계세요.

매일 남몰래 울고 제가 한 짓도 아닌데 억울하게 꾸중을 듣고 매일 맞던 시절을 끝내는 대신 가족들을 볼 수가 없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그리고 제가 없다고 해서 슬퍼하시거나 저처럼 죽지 마세요. 저의 가족들이 슬프다면 저도 분명히 슬플 거예요. 부디 제가 없어도 행복하길 빌게요.

-우리 가족을 너무나 사랑하는 막내 ○○○ 올림-

P.S. 부모님께 한 번도 진지하게 사랑한다는 말 못 전했지만 지금 전할게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msh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1/12/23 18:0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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