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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세계최대 연어회사 '마린하베스트'에 가다

송고시간2011-11-27 10:00

<르포> 세계최대 연어회사 '마린하베스트'에 가다

(베르겐ㆍ아스쾨위ㆍ소트라<노르웨이>=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좌르르∼"

주황색 작업복을 입은 여성이 길이 1m에 육박하는 암컷 연어를 거꾸로 매단 상태에서 칼로 배를 가르자 싱싱한 알이 쏟아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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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고무장갑을 낀 손을 뱃속에 집어넣어 내장에 달라붙은 나머지 알을 긁어냈다.

족히 100마리는 넘어 보이는 연어를 다루는 게 결코 쉬워 보이지는 않았지만 능숙한 손놀림과 진지한 표정에서 '고급 품질의 연어를 전 세계에 공급한다'는 자부심이 묻어나왔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연어를 생산하는 노르웨이의 수산물 회사 '마린 하베스트(Marine Harvest)'가 현지시간 23일 본사 사무실과 종자용 연어 설비, 해양 양식장을 한국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우리는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합니다. 하지만 잠시 전에 여러분이 본 암컷 연어는 소비자가 식탁에서 접하는 식용 연어를 수확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한 것입니다. 오해가 생기지 않게 해 주세요"

헨릭 안데르센(Henrik V. Andersen) 노르웨이 수산물 수출 위원회(NSEC) 이사가 취재진에게 거듭 당부했다.

'브루드스톡 플랜트(Broodstock plant)'라고 부르는 종자용 연어 설비는 노르웨이 제2의 도시 베르겐(Bergen)에서 서쪽으로 약 20㎞ 떨어진 아스쾨위(Askøy)에 있었다.

이곳은 이 회사의 연어 생산의 첫 단계가 이뤄지는 장소로 올해 6번째 시즌의 작업을 막 시작한 터였다.

플랜트의 다른 작업장에서는 정액을 추출하고 있었다.

한 남성이 수조에서 꺼내온 수컷 종어(種魚)의 배를 손으로 문지르자 복부와 꼬리지느러미 사이에 있는 생식기에서 흰색 액체가 "주르륵" 흘러나왔고 곁에 있던 다른 여성이 잽싸게 분류 기호가 표기된 용기에 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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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사용하는 종자용 연어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노르웨이 서부에 있는 강 2곳에서 포획됐다.

이들은 엄격한 심사를 거쳐 제품용 연어보다 조금 긴 4∼5년 동안 수컷은 약 15㎏, 암컷은 12㎏ 정도까지 성장한다.

암컷은 한 마리가 1만2천개(약 2.2㎏)의 알을 생산하고 수컷은 수일간 3∼4차례에 걸쳐 정액을 방출하며 양쪽 모두 마취된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알과 정액은 인공 수정을 하고 25∼30일이 지나면 수정란에 눈이 생기고 이들은 검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알 하나하나를 사진을 찍어 상태를 조사하고서 폐기용이나 일반 양식용, 종자용 등으로 분류한다.

일반 양식용 알은 부화일이나 품종, 먹이를 먹기 시작한 날 등의 정보가 그룹별로 저장되며 종자용으로 선택된 이에 더해 혈통 정보가 담긴 '족보'도 전자 태그로 관리 받게 된다.

민물에서 50일 정도의 분화 과정을 거친 수정란은 스티로폼 상자에 담겨 각지에 있는 부화 장으로 보내진다.

추출된 전체 알 중에서 이상의 1단계를 통과하는 것은 약 95%로 비교적 생존율이 높은 편이다.

플랜트 책임자인 한스 스벤스빅(Hans Svensvik) 씨는 "이 곳은 노르웨이 산업에서 개척자와 같은 곳"이라며 "연간 1억 개의 알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랜트에서 버스로 약 40∼50분 정도 이동하면 소트라(Sotra) 지역 내에 있는 '실퇴위(Syltøy)'라는 마을이 나오는 데 취재진은 이곳에서 작은 배를 타고 5분 정도 걸려 북해와 노르웨이 해의 중간에 있는 해상 양식장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알에서부터 시작해 바닷물에 들어가기 위한 '단련(smolting)'까지 10∼16개월간 성장한 연어를 들여와 출하 전까지 16∼22개월간 키우는 장소다.

비바람이 강하게 몰아친 탓에 연안에서 가까운 소규모 양식장을 방문했지만 마린 하베스트의 연어 양식 시스템을 나름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인근 해안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탓인지 비교적 안정감이 느껴졌고 가로와 세로가 각각 24m, 깊이가 15∼20m인 그물형 가두리 14개를 갖춰져 있었다.

올해 4∼5월에 약 75g 정도 되는 연어를 70만 마리를 풀어놨는데 1.2∼1.3㎏으로 성장했고 발육이 왕성한 개체는 1.5㎏까지 자랐다고 한다.

연어들은 수면 위로 솟구쳤다가 물속으로 들어가기를 반복하며 사춘기 소년 같은 힘찬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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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본 종자용 연어는 온통 검은색에 가까운 진한 회색이었지만 이들은 등 부위는 고등어처럼 검푸르고 배는 은빛을 띠고 있어서 전혀 다른 물고기 같았다.

각각의 가두리 중앙에는 자동으로 사료를 공급하는 장치가 있어 수시로 먹이를 수면에 뿌리는 등 상당한 수준의 자동화 설비를 갖춘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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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장 관리자인 할도르 실퇴위(Haldor Syltøy)씨는 "나를 포함해 3명이 연어를 관리한다"며 "주로 오전 7시∼오후 4시에 상주하고 사료가 들어오는 등 특별한 상황이 없으면 나머지 시간에는 양식장에 근무자가 없다"고 말했다.

연어가 충분히 자라면 몸 안에 남은 물질을 배출하도록 5일 정도 굶기고 나서 물탱크가 갖춰진 '웰보트(Well boat)'라는 운반선을 이용해 가공 공장으로 보낸다.

베르겐에 본사가 있는 마린하베스트는 이런 방식으로 작년에 노르웨이와 스코틀랜드, 칠레, 캐나다, 등에서 29만여t의 연어를 생산해 50개국에 판매했다. 이 회사가 내건 구호는 '더욱 나은 삶을 위한 해산물 공급'이다.

품질관리 매니저인 란디 노르스토가 할도르센(Randi Nordstoga Haldorsenㆍ여)씨는 "우리는 품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마린 하베스트의 직원은 직업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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