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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교통안전公 비리, 지휘책임 물어야 뿌리 뽑힌다

송고시간2011-11-18 13:47

<연합시론> 교통안전公 비리, 지휘책임 물어야 뿌리 뽑힌다

(서울=연합뉴스) 국토해양부 산하 준공기업인 교통안전공단 조직 내부를 들여다보니 온통 비리투성이였다고 한다.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것이 우리 사회의 비리이지만 교통공단의 경우는 아예 대놓고 저지른 비리라고 하니 정말 경악스럽다. 돈을 줘야 임원이 되고 직급에 맞는 상납 액수까지 정해져 있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조직내 감시자격인 노조위원장까지 인사비리대열에 들어가 한통속이 됐다고 하니 할말을 잃을 정도다.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 문제는 이런 비리가 내부 고발이 아닌 경찰수사에 의해 외부에 드러났다는데 있다. 경찰수사 개시시점인 작년 11월 이전에 인사 비리로 인한 내부 징계 건수가 단 한 건도 없는 점을 봐도 그렇다. 비리에 관한한 조직내부 구성원들이 똘똘 뭉친 셈이다. 공단은 자동차와 철도, 항공기 등 교통수단의 안전한 운행을 도와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는 것이 주요 업무이다. 공단이 자랑스럽게 내걸어 놓은 '한국서비스품질 우수기업', '2011년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1위'가 부끄럽다.

경찰청은 17일 공단 전.현직 임원과 노조 고위간부 등 4명을 구속하고 이들에게 돈 또는 금품을 전달한 20명을 불구속 입건, 사안이 가벼운 9명에게는 기관통보 조치했다고 밝혔다. 구속된 4명은 인사담당 임원, 노조 간부 등으로 있으면서 인사위원회가 열리기 전 인사청탁 명목으로, 승진 후에는 사례금 형태로 1인당 500만-3천만원씩을 받았다고 한다. 과장.부장 승진 2천만원, 임원 승진 3천만원 식으로 아예 직급에 따른 '뇌물 가격표'가 있을 정도다. 이런 식으로 해서 2007년부터 작년까지 2-4급으로 진급한 직원 184명 중 11명이 승진 전후에 금품을 상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임원 첫 보직인 처장급 승진자 12명 중 5명이 돈주고 자리를 받았다고 하니 공단 내부의 인사관련 비리가 오랜 기간에 걸쳐 직위와 상관없이 만연했음을 알게 한다. 심지어 자녀를 무기계약직인 비정규직 직원으로 채용하는데 뇌물을 줬고 인사상 중징계 대상인 '근무성적 부진자' 선정 사실을 축소하기 위해 '검은돈'을 주고 받은 사례도 있다. 희망하는 지역의 지사와 검사소에 근무하기 위한 청탁은 관행이라고 한다. 돈만 주면 좋은 자리 나쁜 자리를 골라 다닐 수 있으니 추가 비리가 없을리 만무하다.

교통공단은 전국에 13개 지사, 58개의 자동차검사소를 두고 있고 정규직 직원만 1천150여명에 이른다. 이런 방대한 조직내부에서 돈 없으면 승진조차 못할 지경의 인사 비리가 수년간 판을 치는 동안에도 감사기능이 작동한 흔적은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다. 또한 공단에는 최고 인사권자인 이사장이 엄연히 있다. 이런데도 인사가 이사장보다 직급이 낮은 몇몇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된 것을 보면 '묵인' 말고는 달리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 공단 이사장은 국토부의 1급 공무원 출신이 차지하는 자리다. '낙하산' 소리를 듣지 않으려 혹시라도 못본척 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간다. 공단은 뒤늦게 인사와 관련해 금품과 향응을 받은 직원에 대해서는 금액과 상관없이 즉시 파면이나 해임할 수 있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와 인사신문고 도입 등 자정대책을 내놓았다. 전형적인 뒷북이다. 비리 백화점이나 마찬가지인 공단 내부에서 과연 이런 자정 대책을 엄한 잣대로 적용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 일 터지니까 의례껏 외쳐되는 '자정' 목소리로는 비리를 근절할 수 없다. 비리에 관해서는 일벌백계로 엄하게 처벌하되 지휘책임도 반드시 물어야 만이 그 뿌리를 뽑아낼 수 있다. 경찰은 뇌물을 준 사람들의 금품 조성 과정에서 또다른 비리가 없었는지를 수사하고 다른 공기업으로 확대한다고 하니 한점 의혹없는 결과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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