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낫 모양'적혈구 보유자, 말라리아에 강한 이유

송고시간2011-11-12 14:34

<'낫 모양'적혈구 보유자, 말라리아에 강한 이유>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낫 모양의 적혈구로 변형되는 '겸상(鎌狀·낫 모양) 적혈구 빈혈증'이 있는 사람들이 말라리아모기에 물려도 생존할 수 있는 비밀이 밝혀졌다.

1940년대 과학자들이 말라리아모기에 물리고도 살아남은 아프리카 특정 지역 주민들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낫 모양의 적혈구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었다.

그러나 겸상 적혈구가 말라리아로 인한 사망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한 원리는 과학계에서 오랜 수수께끼였다.

그런데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 연구팀이 10일(현지시간)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겸상 적혈구가 말라리아로부터 인체를 어떻게 보호하는지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었다.

이 과정을 이해하려면 먼저 말라리아 원충이 적혈구에 침입해 말라리아의 전형적인 증세인 모세혈관 염증을 유발하는 원리부터 살펴봐야 한다.

적혈구에 침입한 말라리아 원충은 '어드헤신(adhesin)'이라는 단백질을 만들고 이를 세포 내 작은 주머니인 소포체에 담아서 적혈구 표면으로 내보낸다.

이런 방식으로 적혈구 바깥에 모인 어드헤신은 혈구의 표면을 끈적끈적하게 만들어 혈액 속 적혈구끼리 서로 엉겨 붙게 하는데, 이것이 모세혈관의 염증을 초래한다.

이 과정에서 세포 안에 있던 어드헤신을 혈구의 표면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액틴(actin)'이라는 단백질이 담당한다. 즉, 말라리아 원충이 이 액틴을 이용해 만든 세포 골격이 어드헤신을 혈구 표면으로 전송하는 교량의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겸상 적혈구 빈혈증(헤모글로빈S)이나 헤모글로빈C를 앓는 사람들의 낫 모양 적혈구에서는 원충이 액틴으로 어드헤신을 전송할 세포 골격을 만드는 작업이 방해를 받는다.

결과적으로 낫 모양 적혈구에서는 소포체에 어드헤신을 담아 세포 밖으로 내보내는 작업이 어려워지면서 모세혈관 염증이 생길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ykbae@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