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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추행 피해자 "악의적 소문 묵인 못해"

미디어관 준공식서 시위하는 고대생들
미디어관 준공식서 시위하는 고대생들(서울=연합뉴스) 고려대 문과대 등 일부 단과대 학생들이 지난달 31일 서울 성북구 안암캠퍼스 미디어관 준공식장 앞에서 성추행 의대생 3명의 출교를 요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고려대 문과대 학생회 제공>>
2011.8.31.
pulse@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동기 남학생들한테서 집단으로 성추행을 당한 고려대 의대 여학생이 2일 사건 발생 이후 처음으로 언론에 입을 열었다.

피해 여학생 A씨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가만히 있어도 진실이 밝혀지리라 믿었는데 인터넷과 학교, 병원 등에서 사실과 다른 악의적 소문이 돌아 그냥 있으면 안 되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 학생은 사건이 알려지고 나서 자신을 둘러싸고 `가해자들과 사귀는 관계였다'는 등의 소문이 돌았고, 가해 학생 가운데 한 명이 구속 전 교내에서 `피해자는 사생활이 문란했다/아니다'는 등의 문항을 담은 설문지를 돌린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설문에 응한 학생들은 가해 학생과 부모가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구속을 피하려는 의도'라고 말해 서명한 것으로 안다"며 "설문 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A씨는 "전에 학교에 갔을 때 내가 인사해도 애들이 눈도 안 마주치는 등 왕따당하는 느낌이 들었다"며 "`내가 피해자인데 왜 이럴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 설문지가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 당일 가해자들과 간 여행에 대해 "처음에는 다른 여자애가 같이 가는 줄 알았다"면서 "출발 당일 다른 약속이 있어 못 온다기에 당황했지만 가해자들과 6년간 동고동락했고 여행도 많이 다녔기 때문에 남자가 아닌 정말 친한 친구들과 여행을 간 것"이라며 `피해자 책임론'을 반박했다.

A씨는 `가해자들이 출교보다 약한 처분을 받아 돌아올 길이 열렸다면 어쩌겠느냐'고 묻자 "그대로 학교에 다닐 자신이 없다"며 "우울증과 외상후 스트레스성 장애(PTSD) 진단을 받았지만 밝은 척하고 있고 혹시 그 학생들과 마주칠까 봐 온 힘을 다해 버티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모(24)씨 등 고려대 의대생 3명은 지난 5월21일 경기도 가평 용추계곡의 한 민박집에서 A씨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사이 몸을 만지고 휴대전화와 디지털카메라로 A씨의 몸을 촬영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puls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1/09/02 08:5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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