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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광구' 흥행 부진..원인은

송고시간2011-08-22 07:07

<'7광구' 흥행 부진..원인은>
"드라마 없으면 외면받아..기술뿐 아니라 전체 완성도 중요"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국내 최초 3D 블록버스터'라는 홍보 문구를 내걸고 화려하게 극장가에 입성한 '7광구'가 흥행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올여름 최고 기대작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개봉 이후 대중들로부터 냉담한 평가를 받고 있어 손익분기점 도달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영화로서는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기술적인 면에 초점을 뒀지만 드라마가 부족한 엉성한 시나리오가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외면받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7광구'의 이런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 성급한 투자보다는 치밀한 기획과 준비로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인 3D 영화를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대 못 미친 흥행 성적 = 지난 4일 오후 6시 개봉된 '7광구'는 개봉 3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듯했다.

개봉에 앞서 열린 언론 시사회에서 혹평을 받았지만, 국내 최초 3D 영화라는 타이틀과 주연배우인 하지원의 인기에 힘입어 전국의 900개 이상의 상영관에 걸렸고 대중적인 관심이 쏠리며 예매 점유율도 50%에 육박했다.

제작진은 음향과 3D 효과를 개선하기 위해 개봉 당일까지 막바지 수정ㆍ보완 작업을 거치면서 몇 시간이나 개봉을 지연시키는 초유의 사태를 빚기도 했지만, 이런 부분마저 화제가 되며 개봉 직후 많은 관객들을 끌어들였다.

그러나 관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21일 오전까지 17일간 누적관객수는 219만명, 손익분기점인 400만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상영관은 현재 317개관으로 줄었고 예매 점유율은 1% 대로 떨어졌다.

'해운대'로 1천만 관객을 동원한 윤제균 감독이 제작하고 국내 영화산업의 최대 '큰 손'인 CJ E&M 영화사업부문이 투자배급을 맡아 100억원이 넘는 순제작비를 투입한 블록버스터치고는 초라한 성적이다.

<'7광구' 흥행 부진..원인은> - 2

◇흥행 부진 요인은 = '7광구'를 놓고 전문가들이 이구동성 지적한 부분은 영화에 드라마가 없다는 점이었다.

영화는 석유시추선 '이클립스호'라는 제한적 공간을 배경으로 갑자기 나타난 괴물과 인간 간 사투를 그렸다.

그러나 무엇보다 괴물이 나타나게 된 필연적인 원인은 영화 중반 이후에서야 잠깐 설명될 뿐, 괴물의 탄생이나 성격에 대한 묘사는 극히 빈약하다.

또 공간이 한정돼 다양한 볼거리를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등장 인물들간의 갈등이나 드라마를 강화했어야 하지만, 제작진은 그런 측면에 신경쓰기보다는 괴물을 부각시키는 데에만 중점을 뒀다.

결국 인간 드라마와 괴수의 공포가 조화를 이루며 흡인력을 지녔던 '괴물'(2006)에 비하면 영화의 서사가 크게 부족한 셈이다.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도 냉담했다.

포털사이트나 영화 관련 커뮤니티에는 '7광구'에 대한 부정적인 관람평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급기야 주요 포털사이트의 '네티즌 평점'은 10점 만점에 3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바타' 등 할리우드의 수준 높은 3D 영화를 이미 접해 눈높이가 높아진 관객들은 '7광구'에 더 가혹한 평가를 내렸다. 일부 관객들은 CG(컴퓨터그래픽) 효과의 미흡함을 지적했고 '7광구'와 4년 전 개봉된 '디 워'를 비교하는 한 네티즌의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평론가 전찬일 씨는 22일 "한국 관객들이 드라마를 얼마나 중시하는가를 제작진이 잠시 잊은 것 같다"며 "3D만 강조한 기획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개봉 기일을 맞추기 위해 너무 서두르지 않았나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며 "스펙타클보다 드라마를 보강해서 아기자기한 드라마로 갔어야 하는데, 우리 영화 산업 풍토가 개봉 기일을 먼저 맞춰놓고 만들다 보니 그런 부분을 놓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른 영화평론가 정지욱 씨 역시 "'7광구'의 문제는 3D 기술이 아니라 70~80년대식의 너무 안이한 스토리 전개와 거친 CG였다"며 "국내 시장이 3D만으로 승부할 수 있는 곳이 아님을 제대로 알려주는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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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영화 또 나올 수 있을까 =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3D 영화가 부진한 성적을 낸 데 대해 영화계 안팎에서는 안타깝다는 반응이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7광구'의 실패를 국내 3D 영화의 실패로 등치시키지는 말아야 한다고 경계했다. 이 영화가 실패한 주요 원인이 3D 기술의 부족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3D 기술을 보여주는 데만 매몰돼 영화의 근본적인 완성도를 간과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면, 얼마든 3D 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평론가 정지욱 씨는 "'7광구'가 국내 3D 영화의 포문을 열어준 것은 아니지만, 3D를 하나의 트렌드로 본다면 한 작품의 실패를 놓고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투자사들이 3D라고 무조건 투자하는 게 아니라 영화적으로 충실한지 여부를 먼저 봐야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전찬일 씨 역시 "국내 영화계의 핵심적인 인물인 윤제균 감독과 CJ의 합작이 성공하지 못했기에 당장 3D 영화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지 않을 순 없을 것"이라면서도 "'7광구'의 첫 3D 시도는 분명히 한국 영화의 외연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어 "한국 영화 산업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투자 위축이 오래가거나 치명적이진 않을 것"이라며 "생각보다 다양한 시도들이 앞으로도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투자배급사들 역시 크게 동요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국내 주요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관객들이 할리우드 영화에 비해 제작비가 크게 부족했다는 점 등을 감안하고 봤을 것이므로 '7광구'의 기술적인 면보다는 한국 3D 영화로서의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한 데 실망했을 것"이라며 "3D가 이미 트렌드로 자리잡은 만큼, 시나리오가 좋다면 투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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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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