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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없애려 해바라기 심는 日 승려

송고시간2011-08-20 15:30

<방사성 없애려 해바라기 심는 日 승려>
해바라기 길러 주민들에게 나눠줘

(후쿠시마 로이터=연합뉴스)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일본 후쿠시마(福島)현의 죠엔지(常園寺·상원사)라는 절은 해바라기 수천 그루로 뒤덮였다.

이 사찰의 주지 아베 고유(阿部光裕)는 근처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성 유출 사고가 일어난 뒤 해바라기를 길러 주민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원전 사고로 삶의 터전을 위협받고 실의에 빠진 마을 주민들의 기운을 북돋워주고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1986년 옛 소련 체르노빌 사고 때도 원전 근처에서 오염된 연못의 방사성 세슘을 제거하기 위해 해바라기가 심어진 적이 있다.

일본 과학자들은 해바라기가 방사성을 정화하는 데 효과가 있음을 검증하려고 실험을 하고 있는데 이 실험 결과가 나오기까지 기다리지 않고 아베는 행동에 나섰다.

마을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까지 해바라기 씨앗 20만 개를 절에 뿌렸고 그보다 더 많은 씨를 나눠줬다. 후쿠시마에 있는 해바라기 가운데 적어도 800만 그루는 여기(죠엔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행동은 긍정적인 성과를 끌어내는 것으로 보인다.

자원봉사자 도모에(38)는 "수백 명이 해바라기를 받으러 와서 정말 바빴다. 일하느라 방사성에 대해서는 잊어버렸다"고 말했고 지역 주민 아키바 무라는 "절에서 가져온 해바라기가 방사성 물질을 없애주기를 희망하면서 다른 식물과 같이 심었다"고 말했다.

아베는 해바라기를 나눠주는 한편 자신들의 텃밭이 오염됐다고 걱정하는 주민들의 집에서 흙을 가져와 절에 쌓고 있다.

그는 "후쿠시마에 보이지 않는 눈이 계속 내리는 것 같다. 이 눈은 녹지도 않아 후쿠시마는 길고도 긴 겨울을 맞았다"며 "이 재난을 이겨내려면 이미 일어난 일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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