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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 방사선경보 무시…주민 노출피해"

송고시간2011-08-10 10:26

"日정부, 방사선경보 무시…주민 노출피해"
"정보부재 주민들 방사선 이동경로로 대피"

(서울=연합뉴스) 지난 3월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 당시 일본 당국이 자체 방사선 경보를 무시해 사고현장 인근 주민들을 방사선에 대거 노출시킨 의혹이 제기됐다.

방사선의 직접적인 피해범위 내에 있던 한 초등학교의 학생과 학부모 등은 정보 부족으로 학교 운동장을 대피를 위한 집결지로 사용하기도 했고 상당수 주민은 노출된 방사선이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대피로로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AP는 일본 정부의 방사선 위험 예측 시스템(SPEEDI)이 사고 당시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나 정부 내 정보전달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고 원전에서 불과 10㎞ 정도 떨어진 나미에 지역 가리노 초등학교의 피해 사례가 대표적이다.

일 당국은 당시 방사능을 포함한 원자로 내 공기를 내뿜는 계획을 추진 중이었으며 SPEEDI는 사고 원전에서 내뿜은 방사능이 포함된 공기가 이 학교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었다는 것.

하지만 이런 정보는 지방 정부나 학교 측에 전달되지 않았다. 당시 이 학교에선 400여명의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이 운동장에 모여 주먹밥 등으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위험 경보는 일본 원자력안전위원회로 통보됐으나 이후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 등 대피지역 결정권을 가진 핵심 인사나 지방 정부 등에는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초등학교의 히데노리 아라카와 교장은 "그 당시 상황을 지금 생각해 보니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우리의 생명이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 네트워크'로 알려진 방사선 위험 예측 시스템은 지난 1986년 1억4천만달러를 투자해 구축했으며 일본 전역의 방사선 위험 상황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비교적 정확하게 방사선 누출량과 진행 형태, 방향 등을 제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후쿠시마 사태 때에는 이런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간 시스템이 주민 대피지역 결정 등에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는 것.

도쿄 대학 토시소 코사코는 사고 뒤 "방사선 예측 시스템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면서 주민들이 필요한 이상으로 방사선에 노출되는 피해를 봤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보 불통'으로 주민 대피에도 심각한 혼선이 빚어졌다.

일본 정부가 일차적으로 사고 원전 주변 반경 10㎞ 지역을 대피지역으로 설정했지만 어떤 방법으로, 어디로 대피할지는 전적으로 지방 정부에 맡겨져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직접적인 위험지역이었던 가리노 초등학교가 대피주민들이 모이는 장소로 활용되기도 했고, 실질적으로 방사능이 미칠 수 있는 지역을 대피처로 결정하는 '심각한 시행착오'가 발생했다.

아라카와 교장은 "정보가 전혀 없다 보니 당시에는 우리 중 아무도 몰랐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위험한 대피로를 선택한 셈"이라고 말했다.

공판 변호사인 모리씨는 이런 일련의 과정과 관련해 정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정부가 시민을 보호할 의무를 게을리함으로써 국민이 불필요하게 방사선에 노출되도록 했다"면서 "정부의 실수로 초래된 위험에 대해선 보상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인근 지역 등에 있었던 사람들이 얼마나 방사선에 노출됐는지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수천 명이 전신 방사선 검사를 요청하는 가운데 지금까지 검사가 진행된 340명의 경우 위험한 수준의 방사선 노출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도 일본 당국이 대피주민들을 위험에 노출시킨 상태에서 방사선 정보를 전파하지 않고 내부에만 보유하고 있었다고 이날 보도했다.

IHT는 당시 주민들이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대피하면서 방사선을 포함한 바람의 직접적인 피해에 노출됐으며 이 같은 피해 사실도 2개월여가 지난 뒤에야 알게 됐다고 전했다.

방사선 예측 정보는 도쿄 정부에 의해 즉각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며 이는 책임을 피하고 비난을 면하려는 일본 당국의 문화와 관련이 있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특히 일본 정치 지도자들은 초기에는 방사선 예측 시스템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지만 나중에는 의도적으로 의미를 축소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tjd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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