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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살 척화비' 이젠 천덕꾸러기 신세>

천덕꾸러기 신세된 '척화비'
천덕꾸러기 신세된 '척화비'
(청도=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한국과 유럽연합(EU)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이 이달부터 발효되면서 올해로 꼭 140년이 된 척화비(斥和碑)가 새삼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경북 청도에 있는 척화비. 2011.7.5
yongmin@yna.co.kr


전국에 20개 가량 남아..철거 혹은 보전(?)

(군위.구미=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洋夷侵犯 非戰則和 主和賣國(서양 오랑캐가 침입하는데 싸우지 않으면 화친하자는 것이니, 화친을 주장함은 나라를 파는 것이다)"

자유무역협정(FTA)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되면서 올해로 꼭 140년이 된 척화비(斥和碑)가 새삼 눈에 띈다.

글자 그대로 '외국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거부한다'는 뜻의 척화비(斥和碑)는 1866년 병인양요(丙寅洋擾)와 1871년 신미양요(辛未洋擾)를 겪은 흥선대원군이 쇄국의 결의를 다지고, 모든 백성으로 하여금 외세 침입을 경계하도록 하고자 1871년 4월에 서울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세운 비석이다.

척화비는 그러나 1882년 임오군란(壬午軍亂)이 발발하면서 대원군이 청나라로 끌려가고 비로소 조선이 나라의 문호를 개방하면서 상당수 철거되거나 땅에 묻혔으나 140년이 지난 지금도 부산과 경남북, 충북, 전남 등지에 20개 가량 남아 있다.

이들 척화비는 대부분 문화재자료로 지정이 돼 있으나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는 곳에 방치되면서 사실상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경북 구미에 있는 척화비는 시내 외곽의 산등성이 바위에 새겨진 모습 그대로 140년을 버티고 있지만 작은 안내판과 함께 울타리가 처져 있을 뿐 주변을 오가는 발길은 찾아보기 힘들다.

천덕꾸러기 신세된 '척화비'
천덕꾸러기 신세된 '척화비'
(구미=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한국과 유럽연합(EU)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이 이달부터 발효되면서 올해로 꼭 140년이 된 척화비(斥和碑)가 새삼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경북 구미에 있는 척화비. 2011.7.5
<< 문화재청 >>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22호로 지정돼 있지만 사실상 문화재로서 별다른 가치를 갖지 못하는 처지다.

구미시민 손모(38.회사원)씨는 "구미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 공단이 자리잡고 있고 작년 한 해 수출액만 300억 달러에 육박한다고 들었다"면서 "척화비가 있는 줄도 몰랐지만 어쨌든 수출산업의 상징 도시인 구미시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미와 인접한 군위군에 있는 척화비 또한 사람들의 시선에서 멀찍이 벗어나 있다.

원래 군위읍 중심가의 군청 현관 바로 옆에 떡하니 버티고 있다가 20년 전에 새 군청 청사가 준공되면서 같이 이사를 왔으나 넓은 군청 주차장의 한 귀퉁이 언덕배기에 보일 듯 말 듯 겨우 터를 잡고 서 있을 뿐이다.

군위군청의 한 공무원은 "매일 출근하면서도 척화비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면서 "현직 무역협회장은 물론 최근까지 정부의 FTA 국내대책본부장을 지낸 사람이 모두 군위군 출신인데 척화비와 묘한 대조를 이루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140년 된 척화비가 갈수록 천덕꾸러기 신세를 받으면서 일부에서는 척화비를 철거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전국적으로 20개 가량이나 되는 데다 크기는 물론 비석에 적힌 글자도 똑같기 때문에 사실상 문화재로서 가치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척화비의 내용이 지금 시대에 맞지 않고 수량도 많은 편이지만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후세에 전해준다는 의미에서 굳이 철거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경북 군위군 담당자는 "140년 전에 나라의 문을 꼭 닫아걸자면서 세운 척화비를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겠지만 그 나름대로 역사의 한 자취인 만큼 보존하는 것도 의미가 없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yongmi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1/07/05 09:5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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