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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한진重 장기파업 상처 하루빨리 치유해야

송고시간2011-06-27 15:04

<연합시론> 한진重 장기파업 상처 하루빨리 치유해야

(서울=연합뉴스) 정리해고 문제로 노사가 반년 넘게 대치해온 한진중공업 사태가 마침내 해결 국면에 들어섰다. 노조가 27일 총파업 철회와 업무 복귀를 전격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노조 측은 오랜 투쟁으로 조합원들의 생활이 몹시 어려워졌고, 영도조선소를 더는 버려둘 수 없어서라고 설명했다. 공권력 투입 임박설 속에 파국으로 치달을 뻔한 상황이 노조의 결단으로 대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파업 철회 결정에 이르기까지 노조가 거듭했을 고뇌와 번민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사태 해결을 위해 끝까지 협상의 끈을 놓지 않은 회사 측으로서도 절대 쉽지 않은 과정이었을 것이다. 양측은 협상 타결의 산물인 `노사협의이행합의서'에 서명했다고 한다. 따라서 곧 공장 가동을 정상화하는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정리해고자 중 원하는 사람은 희망퇴직자로 전환하고 손해배상소송 등 민·형사상 문제를 최소화하기로 노조 측과 합의했다고 한다. 아울러 노조의 다른 요구 사항도 긍정적으로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한다. 이런 합의 내용이 노사 간 상호신뢰 속에 성실히 이행되길 기대한다. 지금 단계에서 노사 양측에 가장 시급한 과제는 장기간의 파업과 직장폐쇄로 깊어질 대로 깊어진 불신과 갈등의 골을 메우는 일이다. 이번 사태로 노사가 함께 입은 상처가 이른 시일 안에 아물 수 있도록 서로 어루만져주고, 혹여 묵은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 우선 사측은 노조의 업무 복귀 결정에 따라 공장이 최대한 빨리 정상화될 수 있도록 모든 여건 조성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노사 합의에 반발하는 노조원들이 있다면 이들을 위무하는 데에도 힘을 보태야 한다. 노사 갈등에 이어 혹시라도 노노 갈등이 새로 고개를 들 경우 공장 정상화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또 190일에 걸친 총파업 기간 내내 가슴을 졸이며 사태의 평화로운 해결을 염원했을 근로자 가족들에게도 따듯한 시선을 보내주길 당부한다.

한진중공업 사태의 시발점은 작년 말 회사 측이 밝힌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이었다. 사측은 애초 대상 근로자 400명 중 희망퇴직신청자 228명을 뺀 172명을 올해 2월 정리해고했고, 이때부터 노사는 극한대립 양상을 보여왔다. 정리해고의 당위성을 놓고 입장이 팽팽히 맞서 왔기 때문이다. 사측은 금융위기로 심화한 세계적인 조선 불황 속에서 생존하려면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른바 긴박한 경영상 이유로 인한 정리해고라는 주장을 내세웠으나 노조는 경영난 주장을 근거 없다고 반박했다고 한다. 이후 불신이 극에 달하면서 대화다운 대화를 하지 못하다가 결국 공장을 이대로 죽일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을 함께하면서 극적인 돌파구를 열게 된 셈이다. 공멸이 아닌 공생을 모색하는 길이 열려 다행스러운 일이다.

현행법은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인한 정리해고를 인정하고 있다. 다만, 근로자 대표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성실히 협의하고, 해고 회피노력을 기울이게 돼 있다. 노동위원회는 한진중공업 해고 노동자들이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지난달 기각했다고 한다. 정리해고에 문제가 없다는 사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하지만, 사측이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나 해고 회피 노력 등에 대해 좀 더 진정성과 인내심을 갖고 노조를 이해시키려 애썼다면 실마리가 더 빨리 풀렸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이제 노사가 벼랑 끝 협상을 통해 어렵사리 마련한 합의서에 서명한 만큼 모두 이를 존중해야 한다. 또 합의가 잘 지켜질 수 있도록 관심을 두고 성원하는 일이 남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물리적 충돌이나 갈등이 재연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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