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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테러 막으려면 美 이중잣대부터 버려야"

송고시간2011-06-27 11:45

"사이버 테러 막으려면 美 이중잣대부터 버려야"
전문가 "자국 해킹 전략은 기밀…외국에 진상 촉구 못해"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미국이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해킹 공격에 대처하려면 비밀주의를 고집했던 자국의 사이버 전략부터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의 학술단체인 '시카고 국제문제 협의회'의 토머스 라이트 연구담당 수석 디렉터(executive director of studies)는 27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미국이 사이버전(戰)에 이중잣대를 가진 한 해킹 공격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처럼 지적했다.

라이트는 먼저 오바마 행정부가 외국이 개입된 해킹 공격은 전쟁 행위로 간주하지만, 자국의 사이버 공격은 첩보와 유사한 '통상적인 비밀 작전(normal covert action)'으로 여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이중성의 대표적인 예로 스턱스넷(Stuxnet)이라는 신종 컴퓨터 바이러스를 꼽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스턱스넷이 이란의 핵시설을 마비시켰지만 미 행정부는 이 점에 대해 침묵한다는 것이다.

라이트는 "자국의 해킹 공격에 대해 비밀주의를 고집하면 중국 등 타국에 사이버 공격의 진상을 밝히라고 압박하는 데 방해가 된다. 미국이 해킹 공격의 원인을 규명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사실상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라이트는 이어 오바마 행정부가 '모든 해킹 공격은 전쟁 행위'라는 잣대를 자국과 외국에 똑같이 적용하고, 스턱스넷과 같은 사이버 작전을 공식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스턱스넷은 민간인에게 해를 입히지 않고 세계 평화를 위협하던 이란의 핵시설을 타격했다. 국제제재 등 수단이 효력이 없는 상황에서 이런 작전은 충분히 정당성이 있었고 대중에서 못 알릴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사이버 작전을 밝히면 상대국의 보복이 뒤따를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스턱스넷의 경우도 이란이 예전부터 미국 측이 만든 것으로 봤던 만큼 비밀주의가 보복 가능성을 낮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라이트는 미국이 자국의 사이버 전력을 떳떳하게 인정하면 해킹 공격 세력에 맞설 국제적인 동맹을 만들 수 있는데다, 사이버 테러를 방어하고 응징하는 수단을 더 효과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행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씨티은행 등에 해킹이 잇따르자, 외국이 사이버 공격으로 인명ㆍ재산 피해를 주면 이를 전쟁 행위로 간주해 폭격 등의 군사 대응도 할 수 있다고 최근 발표했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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