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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민항기 오인사격, 재발방지책 서둘러라

송고시간2011-06-1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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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민항기 오인사격, 재발방지책 서둘러라

(서울=연합뉴스) 우리 군인들이 민간 여객기를 북한 공군기로 잘못 알고 총격을 가한 어이없는 사건이 일어났다. 언론 보도로는 인천시 강화군 교동도 해안 초소에서 경계 근무를 서던 해병대 병사들이 지난 17일 새벽 아시아나항공 소속 여객기를 북한 공군기로 오인해 K-2 소총을 발사했다. 軍 관계자는 초병 2명이 강화군 교동도 남쪽 주문도 상공을 지나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를 향해 10분간 대공 경계 사격을 했다고 확인했다. 여객기 쪽으로 날아간 총탄은 공포탄 2발을 포함해 모두 99발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인사격 대상이 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중국 청두(成都)에서 승객과 승무원 119명을 태우고 인천공항으로 가던 중이었으며, 공항에 착륙하려고 고도를 낮춘 상태였다고 한다. 하지만, 오인사격 당시 K-2 소총의 유효 사거리보다 훨씬 높은 고도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피해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승객이나 승무원 모두 총격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여객기는 무사히 인천공항에 도착했다고 한다. 만에 하나 여객기가 총탄에 맞았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생각할수록 아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사건을 두고 軍에서는 오인사격을 한 병사들의 말을 근거로 여객기의 항로이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나 민항당국이나 항공사 측에서는 이를 일축했다고 한다. 정상 항로를 벗어난 적이 없었는데 어떻게 오인사격을 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軍은 오인사격에 대한 보고를 받고서 자체 경로를 통해 문제의 항공기가 민간 여객기라는 사실을 확인한 데 이어 항공사에도 이를 설명하고 피해 여부도 문의했다고 한다. 지금 단계에서 해당 여객기의 정상 항로 이탈 여부를 가리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여겨진다. 따라서 각자 일방적으로 견해를 내놓기보다는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당장 사실 확인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

홍콩 언론 등은 19일 우리 군인의 여객기 오인사격 사건을 크게 보도했다고 한다.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건 등 지난해 있었던 북한의 도발로 한국군의 경계태세가 강화된 시점에 이번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우리 군 관계자도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경계태세가 강화되고, 최근 북한의 추가 군사도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일어난 돌발 사건인 듯하다는 견해를 내놓았다고 한다. 우리 군인들이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초긴장 상태에서 경계 강화에 나선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런 시각도 일면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민간 여객기를 북한 공군기로 오인해 총격을 가한 사실이 정당화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군 당국은 먼저 어떻게 해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는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그런 다음 또다시 유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빈틈없는 대책을 세워주길 바란다. 여객기 오인사격 보도로 불안해하는 인천공항 이용객들을 안심시키려면 민항기 식별 교육 강화 등 확실한 재발 방지책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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