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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퇴임한 나영수 국립합창단 단장

송고시간2011-06-15 20:39

<인터뷰> 퇴임한 나영수 국립합창단 단장
국립합창단 초대, 3대, 7대 단장 겸 지휘자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한국 합창계의 대부'로 불리는 나영수(73ㆍ한양대 명예교수) 국립합창단 단장이 15일을 마지막으로 합창단을 떠났다.

1975년 국립합창단 창단 주역인 나 단장은 세 번에 걸쳐 이 합창단의 단장 겸 상임 지휘자를 맡았다. 그는 초대 단장으로 9년8개월, 제3대 단장으로 7년11개월, 제7대 단장으로 3년 등 이 합창단을 21년 동안 이끌었다.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퇴임 연주회를 가진 그와 전화 인터뷰를 나누며 그 간의 소회를 들어봤다.

<인터뷰> 퇴임한 나영수 국립합창단 단장 - 2

--국립합창단을 떠나는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국립합창단이 창단된 이후 우리나라에 전문 합창단 시대가 열렸다는 점이 가장 기쁘다. 1975년 창단 당시에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국립합창단의 필요성을 환기시키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 그러나 이후 서울시립합창단 등 여러 합창단이 많이 생겨 지금은 전국에 전문적인 합창단만 60여 개에 이른다. 오랜 기간 국립합창단에 몸을 담았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책임감을 느낀다. 이번에 퇴임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고 싶어서다. 이 때문에 2009년 '데뷔 콘서트'라는 프로그램을 국립합창단 내에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차세대 합창 지휘자를 발굴해 그들에게 실력을 다질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동안 신인 지휘자뿐 아니라 중견 지휘자들도 '데뷔 콘서트'를 거쳐 갔다.

--현재 한국 합창의 수준은.

▲국내에서는 합창이 오페라나 발레, 관현악과 비교해 주목받는 장르가 아니지만, 그 수준은 세계 정상급이라고 자부한다. 최근에는 독일 등 외국에서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에 초청을 받아 공연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퇴임 연주회에서 한센병 환우를 돌봤던 고(故) 이경재 신부의 삶을 그린 이건용의 '라자로의 노래'를 연주했는데 이유는.

▲국립합창단의 책무 중 하나가 우리나라 창작곡을 발굴하고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래를 제일 잘하는 것보다 창작곡을 발굴하고 부르는 등 다른 합창단이 하기 어려운 궂을 일을 맡아 하는 게 국립의 의무다.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이나 헨델의 '메시아' 등 좋은 외국 곡이 많지만, 국립인만큼 우리나라 작곡가의 작품을 더 많이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계백 장군의 이야기를 담은 '계백', 동학혁명 100주년을 기념한 '들의 노래', 김만덕의 생애를 그린 '만덕할망' 등 창작 칸타타를 무대에 올렸다. 2008년 제7대 단장으로 부임하면서 내 목표는 임기 3년 동안 창작곡 100곡을 위촉해 실연하는 것이었다. 그 목표를 이뤘고 그런 의미에서 퇴임 연주회 프로그램으로 '라자로의 노래'를 선택했다.

--국립오페라합창단 창단 당시인 2002년부터 6년 동안 음악감독으로 재임했다. 오페라합창단이 2009년 해체된 것과 관련해 최근 여러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정은숙 전 국립오페라단 단장이 공연 횟수를 늘리면서 오페라합창단을 창단했다. 국립합창단과는 공연 일정 조율이 어려워 오페라단 산하에 별도의 합창단을 만든 것이다. 그러나 이후 이소영 현 국립오페라단 단장이 부임하면서 오페라합창단을 해체했다. 그 후유증이 지금까지 있지만 이 문제는 국립오페라단장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달린 문제다.

eng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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