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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사고열차' KTX, 불안해서 타겠나

송고시간2011-05-09 15:19

<연합시론> `사고열차' KTX, 불안해서 타겠나

(서울=연합뉴스) KTX 열차의 사고와 고장이 끊이질 않고 있다. 주말과 휴일을 낀 6∼8일에도 사흘 연속 운행 도중 문제를 일으켜 승객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일요일이던 8일 오후 2시께는 부산발 서울행 KTX 130호의 대차(객차 연결 차량)에서 과도한 진동과 소음이 생겨 광명역에서 비상점검을 해야 했다. 7일 오후 6시50분께는 역시 부산발 서울행 KTX가 김천ㆍ구미역 인근에서 차축 온도 검지장치 이상으로 비상정차했고, 6일 오후 1시41분께는 서울행 KTX가 김천ㆍ구미역 통과 직후 선로 위에 20여분 간 멈춰섰다.

사실 이런 정도의 KTX 운행 사고는 요즘 뉴스거리도 되지 못한다. 하루가 멀다 할 정도로 꼬리를 물어, 올해 들어 고장으로 멈춰선 경우만 9일 현재 27건에 달한다. 특히 국산기술로 개발된 KTX-산천이 더 자주 말썽이다. 작년 3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후 41차례나 고장을 일으켰다. 이러다 보니 최고 시속 305㎞의 KTX가 대형 사고를 낼 뻔한 상황도 여러 차례 있었다. 지난 2월11일 서울행 KTX가 광명역 인근 터널 안에서 탈선한 사고가 바로 그랬다. 어이없게도 선로전환 컨트롤박스의 7㎜ 너트가 하나 풀린 것이 원인이었다. `에러 신호'를 무시한 채 열차를 몬 기관사의 안전불감증도 한 몫을 했다. 4월4일 국내 최장의 금정터널 내 상행 선로에 KTX가 멈춰섰던 것도 돌이켜보면 매우 위험했다. 같은 날 목포행 KTX는 서울 한강철교 위에서 갑자기 멈춰섰다. `사고열차'라는 KTX의 오명이 국민의 뇌리에 각인된 하루였다.

빗발치는 비난 여론에 떠밀린 코레일은 4월13일 `항공기 수준의 안전정비'를 목표로 내건 KTX 안전대책을 내놨다. 고장 우려가 높은 부품의 예방적 교체, 부품 교체주기 단축, 견인전동기 522량 전수 교체, 1단계 구간 노후시설 조기 개량, 수송안전실 사장 직속 배치 등을 담은 `백화점식'이었다. 문제는 대책 발표 이후 한달 가까이 됐는데도 KTX의 운행성적이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지난 주말과 휴일을 끼고 연사흘 터진 운행장애만 봐도 `대책'의 실효성을 의심하게 된다. 코레일 노조는 허준영 사장의 강도 높은 인적 구조조정를 주범으로 꼽고 있다. 무리한 감원과 외주 확대로 KTX 운행시스템 전반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는 것이다. 허 사장은 `공공기업 선진화'를 명분으로 5천여 명의 정규직 구조조정을 강행했다. 코레일 측은 KTX 운행차질과 인적 구조조정은 무관하다고 애써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게 보기 어려운 것 같다. 코레일 측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인적 구조조정 과정에서 철도 차량과 전기 분야 점검인력의 비정규직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2007∼2010년 4년간 차량 분야는 390명에서 434명, 전기 분야는 352명에서 437명으로 비정규직수가 늘었다. 철도 안전점검은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길어야 2년마다 바뀌는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안전점검을 잘 하기는 어렵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옛말이 있다. 지금 코레일 측이 가슴 속에 새겨야 할 금언이다. 그런데 KTX 문제가 터질 때마다 나오는 코레일 측 해명을 보면, 이러다 정말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다. KTX 정차 사고가 나도 "이중삼중의 안전장치 때문에 열차 스스로 선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식이니 말이다. 정말 위험 천만인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외국의 대형 고속철사고를 봐도 항상 작은 사고들이 전조처럼 먼저 터졌다. 코레일은 지금이라도 안일한 태도를 버리고 KTX의 운행시스템 전반을 냉정하게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문제가 발견될 경우 `2보 전진'을 기약하며 과감히 뜯어고쳐야 한다. 지금처럼 문제를 덮고 어물쩡 넘어가려 하다가는 정말 큰 사고를 낼 수도 있다. 더 이상 미적거리는 것은 곤란하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기회는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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