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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창조적 행위, 독자 적극 개입해야"

"독서는 창조적 행위, 독자 적극 개입해야" - 1

'추리비평' 3부작 국내 완간 피에르 바야르 파리8대학 교수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피에르 바야르 파리8대학 문학 교수는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독서법을 제안해온 학자이자 정신분석가다.

그는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과 '예상표절' 등의 저서에서 전통적인 책 읽기 방식을 뒤집은 독특한 시도를 선보였다. 작품 속에서 밝혀지지 않은 불가사의에 관심을 두는 '추리비평'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가 내세우는 추리비평은 문학 작품 속 작가가 풀어낸 범죄나 수수께끼의 해결에 의문을 제기하는 능동적, 창조적 독서법이다.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와 '셜록 홈즈가 틀렸다'에서 애거서 크리스티와 코난 도일의 추리에 허점을 짚어내고 그들의 결론에서 모순을 발견하는 식이다.

추리비평 3부작 중 마지막으로 국내에 소개되는 '햄릿을 수사한다'(여름언덕 펴냄)의 출간에 맞춰 한국을 방문한 피에르 바야르 교수를 25일 만났다.

그는 "전통적인 독서는 그다지 창조적이지 못하다"며 "독자는 독서에 자율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책에 직접 개입하는 것도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어떻게 작품을 개선할 것인지 생각하고 직접적으로 많이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독서는 독자가 주관적이고 창조적으로 텍스트를 재편성하는 일이다. 독자가 '개입'해 텍스트에 변형을 가하며 해석하고 비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방인'을 카뮈가 아닌 카프카의 작품으로 가정해 책을 읽는 식으로 작품과 작가까지 바꿔 읽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이에 따르면 모든 독자가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는 텍스트는 존재할 수 없다.

그는 "추리소설에서는 작가와 탐정의 추리가 틀렸다는 것을 밝힐 수 있어야 한다"며 "독자는 능동적으로 개입해 진짜 범인이 누군지 밝힘으로써 세계를 더 정의롭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햄릿을 수사한다'에서 그는 '햄릿'에서 왕을 죽인 범인이 과연 햄릿의 숙부 클로디어스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셰익스피어가 무고한 사람을 범죄자로 몰았다"며 고전 명작의 결말에 반기를 드는 것이다.

그는 "'추리 비평'은 진짜 범인을 찾는 추리소설처럼 읽힐 수도 있고, 문학에 관한 이론적 성찰을 담은 이론서이기도 하다"며 "내가 만든 장르는 문학과 인문학 사이의 경계를 깨고 양쪽 독자들에게 호소하는 '이론적 픽션'"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저서 속 '나'는 저자의 일부이기는 하지만 완전히 그와 동일한 인물은 아니다. 자신과 화자를 분리시켜 거리를 둠으로써 그는 독자에게 여러 가지 해석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다시 근본적인 질문. 독서란 무엇인가.

이에 대해 그는 "독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창조하는 행위라는 것"이라며 "내 책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도 독서의 가장 창조적인 면을 드러내고 싶어서 쓴 책"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좋은 독자란 접근방식을 다양하게 하는 것이다. 뒤에서부터 읽을 수도 있다"며 "학교에서 배우는 것처럼 책을 단순히 읽기보다는 친구이자 동료처럼 책과 더불어 살면서 창조적인 여러 방식으로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책이 점점 사라져가는 위기에 처해있는데 내게 걱정은 텍스트가 사라지는 것"이라며 "텍스트란 우리 문화를 담은 것이고, 텍스트의 풍요로움은 다양한 목소리에 있다. 다양한 목소리는 민주주의와도 관계가 깊다. 텍스트를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25일 성균관대에서 '창조적 글 읽기'를 주제로 강연한 피에르 바야르 교수는 26일 서울대에서 강연하고 27일에는 프랑스문화원 주최 좌담회에 참석한다. 이날 좌담회는 번역가 백선희 씨가 사회를 맡고 방민호, 김연수, 박유희 씨 등 평론가와 소설가가 함께한다.

doubl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1/04/26 06:5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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