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서운 여론 심판..기업들 잇단 뭇매
송고시간2011-04-14 14:09

까르푸 매장 가운데 세계 최대 매출을 자랑하는 중국 상하이의 구베이(古北)점. 중국 네티즌들이 벌이고 있는 불매운동의 여파인지 아니면 때마침 내리는 봄비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평소에 사람들로 붐비던 매장이 한적하기만 하다. << 국제뉴스부 기사참조 >>
(상하이=연합뉴스) 김대호 특파원 = 중국에서 소비자 권익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를 무시한 기업들이 잇따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14일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를 우롱하거나 피해를 주는 행위가 적발된 다국업체와 중국 토종 업체들이 언론과 인터넷 등을 통해 여론의 심판대에 오른 후 거의 초주검으로 변하고 있다.
중국에서 발행되는 수십만개의 신문과 잡지들은 기업의 비위 사실이 적발되면 다양한 각도에서 집요하게 보도하고 있으며 4억명에 달하는 누리꾼들의 상당수는 매우 감정적으로 반응하며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다.
다국적 유통업체 까르푸는 올해 1월 광둥성(廣東省) 광저우시(廣州市)의 톈허위안춘(天河員村) 점포에서 크린랩 고무장갑을 가격표상 13.1위안으로 표시해 놓고 실제 13.5위안에 판매하다 적발된 후 수개월째 `가격사기' 업체로 낙인 찍혔다.
월마트도 베이청톈제(北城天街) 점포가 톄관인 차(茶)를 특별가인 29위안에 판매한다고 가격표시를 해놓고 실제 39.8위안을 받다가 적발돼 `가격사기' 업체의 오명을 썼다.
까르푸와 월마트는 성명을 통해 사과하고 중국 정부로부터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았지만 성난 소비자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리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까르푸가 중국 사업을 시작한 후 많은 이익을 챙기면서 종업원들의 임금을 수년간 올려주지 않은 사실을 들춰내는가 하면 중국 전역의 까르푸 매장에서 또 다른 `가격사기'를 적발, 언론에 제보하고 있다.
까르푸는 세계적 유통업체의 이미지를 훼손함은 물론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중국 사업 자체에서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금호타이어는 지난달 15일 중국 중앙방송인 CCTV에서 타이어 제품에 사용되는 재생고무의 비율을 20% 이하로 한다는 내부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문제로 지적돼 대규모 리콜을 단행하고 톈진(天津) 공장의 가동을 1개월째 중단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제품은 중국 정부의 생산규정을 준수했고 내부 규정을 일부 지키지 않았던 것인데 언론과 인터넷 등을 통해 소비자의 안전을 무시한 기업으로 내몰리며 리콜과 공장 가동중단 사태를 맞게 돼 금전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보았고 중국 타이어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의 이미지가 완전히 실추됐다.
이한섭 금호타이어 중국법인장은 CCTV에 출연해 허리 굽혀 소비자들에게 사과하며 체면을 구겼다.
중국 상하이의 대형 만두업체 성루(盛祿)식품은 지난 11일 CCTV에 의해 백색 밀가루에 색소를 섞어 가짜 옥수수 만두를 만들어 팔고 유통기한이 지난 만두를 수거해 다시 가공한 후 유통한 사실이 적발된 후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이번 불량만두 사건은 중국의 경제수도인 상하이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충격이었으며 연일 중국 주요 포털과 언론들의 톱뉴스로 보도되고 있다.
성루식품의 책임자 5명이 구속된 것을 비롯, 성루식품 사장은 초라한 모습으로 경찰조사를 받는 사진이 보도됐고 불량만두를 판매한 화롄(華聯)과 롄화(聯華), 디야톈톈(迪亞天天) 등 상하이의 3대 슈퍼마켓도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소비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은 항상 소비자들과 소통을 원활히 하며 문제점을 파악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일단 언론을 통해 문제가 적발되면 사실의 진위를 떠나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aeh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1/04/14 14:0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