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애니멀 타운'ㆍ'꼭 껴안고 눈물 핑'
송고시간2011-02-27 14:04
<새영화> '애니멀 타운'ㆍ'꼭 껴안고 눈물 핑'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애니멀 타운 = 건설현장에서 일자리를 잃고 임금마저 다 못 받은 오성철(이준혁)은 난방도 안 되는 철거 예정 아파트에서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성범죄를 저질러 복역하다가 출소한 그는 발목에 전자발찌를 차고 있다. 그는 성인 여성과는 성관계를 제대로 할 수 없고 어린 아이에게 성욕을 느낀다.
그는 약을 복용하면서 성적 욕구를 힘겹게 억누르지만, 동네에서 폐지를 줍는 꼬마가 자꾸 눈에 들어온다.
자신의 딸을 오성철에게 잃어 가정이 산산조각이 난 인쇄업자 김형도(오성태)는 우연히 오성철을 발견하고 그를 따라간다.
오성철은 택시를 몰다 짜증 내는 여자손님과 말다툼 끝에 자제력을 잃고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 목을 매 자살하려다 김형도와 만나게 된다.
'애니멀 타운'은 아동 성폭력 가해자 오성철과 피해자 김형도의 힘든 삶을 교차해서 보여주는 영화다.
가해자를 단죄하려고 하지 않고 다만 그가 겪는 고통을 담담하게 묘사했다.
공사가 중단된 건설현장과 철거 예정인 아파트 등의 배경이 음산하고 쓸쓸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멧돼지가 출몰한다는 방송 뉴스를 여러 차례 삽입한 것이 의미심장하다.
호흡이 지나치게 느려 지루한 면이 다소 있다.
2009년작인 이 영화는 전규환 감독의 '타운 3부작' 가운데 두번째 작품이다. 지난해 제4회 시네마디지털서울영화제 무비꼴라쥬상을 받았고 블랙무비제네바영화제 관객상, 브졸국제영화제 넷팩상 등을 수상했다.
3월 10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상영시간 97분.
▲꼭 껴안고 눈물 핑 = 연극배우인 찬영(이켠)에게는 연상의 부인 미선(신동미)과 딸이 있다.
그는 은근슬쩍 손을 잡고 포옹하면서 노골적으로 애정공세를 펴는 동료 배우 단비(고준희)에게 넘어간다.
둘은 진지하게 만날 생각은 아니었지만 계속 만나면서 상대방에 대한 마음이 깊어지는 것을 깨닫는다.
찬영-단비의 철없는 사랑과 찬영-미선의 현실적인 부부 생활이 두 축으로 맞물린다.
대학로 인기 연극 '그 자식 사랑했네'의 장면을 적절하게 삽입한 것이 찬영-단비의 만남에서 이별까지와 잘 맞아떨어졌다.
첫사랑과 결혼한 찬영은 단비 때문에 처음으로 사랑의 아픔을 맛보게 된다. "나 얼마만큼 사랑해?"라는 단비의 질문에 찬영은 "조금"이라고 답하지만, 나중에는 그 대답이 바뀐다.
불륜을 다뤘지만, 베드신 하나 나오지 않는 것이 이색적이다. 상큼한 느낌이 지배적인 영화로 부인과 갈등을 해결하는 장면은 건너뛰는 등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해적, 디스코왕 되다'의 김동원 감독이 연출했다.
3월 1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78분.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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