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신정변 주역 홍영식 가문 유물 수원에 모여
송고시간2011-02-24 11:25

홍영식 후손, 유물 234점 수원화성박물관에 기증
(수원=연합뉴스) 강창구 기자 = 조선의 자주독립과 근대화를 목표로 일으킨 갑신정변(1884년)의 주역 홍영식(洪英植, 1855~1884) 가문의 흩어졌던 유물들이 경기도 수원에 모였다.

(수원=연합뉴스) 갑신정변(1884년)의 주역 홍영식(洪英植, 1855~1884) 선생의 후손 홍석호씨(왼쪽)가 24일 염태영 수원시장(중앙)과 가문의 유물들을 살펴보고 있다. 홍씨는 가문의 유물을 모아 이날 수원화성박물관에 기증했다. <<지방기사 참고>> 20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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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식 선생 증손자인 홍석호(67.서울시 성북구 정릉동) 전 우정박물관장은 24일 오전 수원시청 상황실에서 염태영 수원시장을 통해 가문의 유물 234점을 수원화성박물관에 기증했다.
이날 기증된 유물은 조선말기와 대한제국시대의 문집과 교지, 간찰 등으로 당시대의 정치상황과 격동기의 가족사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유물들이다.
기증된 주요 유물로는 홍영식 선생의 부친으로 고종 당시 영의정을 역임한 홍순목(洪淳穆,1816~1884)의 문집인 '기당고(祁堂稿)'와 홍영식이 강화도조약 이후부터 갑신정변 이전까지 만난 일본 사신과의 대화기록을 정리해둔 왜사공간록(倭使公幹錄)을 들 수 있다.
이들 유물은 조선말기와 대한제국기 정치상황을 알 수 있는 귀중한 기록 자료로 기당고 등 일부 유물은 지금까지 한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소중한 유물로 평가된다.

(수원=연합뉴스) 조선 고종 당시 영의정을 역임한 홍순목(洪淳穆,1816~1884)의 문집 '기당고(祁堂稿)'. 홍순목은 갑신정변(1884년)의 주역 홍영식(洪英植, 1855~1884)의 부친이다. <<지방기사 참고>> 20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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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한제국기인 1910년 6월 30일 순종이 홍영식에게 '충민'이란 시호를 내린 교지 '홍영식 시호 칙명'을 비롯한 대한제국기 황제의 명을 내린 칙명도 눈길을 끈다.
이밖에 1884년 9월18일 홍영식이 아버지에게 보낸 안부편지는 거사를 앞두고 속내를 드러내지 못한 아들의 애잔함이 묻어난다.
이날 기증된 유물은 홍영식의 증손자인 홍석호씨가 1965년 체신부 공무원으로 입사한 이후 체신기념관장과 우정박물관장 등으로 근무하면서 뿔뿔이 흩어져있던 것들을 40여년에 걸쳐 수집한 것이다.
1884년 갑신정변이 '3일 천하'로 끝난 뒤 당시 영의정이던 부친 홍순목은 며느리와 어린 손자를 안고 자결했고 형 홍만식마저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비통해하며 자결하면서 집안은 풍비박산났기 때문이다.
홍씨 역시 6.25때 아버지가 실종되고 충남 당진의 외할아버지 밑에서 자랐고 고등학교 3학년때 처음으로 가문의 이력을 알았다고 한다.
홍씨는 "1965년 서울에 올라오니 고모의 시아버님이 이게 너희 집 가보라며 상자 2개를 주셨는데 상자를 보니 대한제국기인 1910년 순종황제가 할아버지들(홍순목, 홍만식, 홍영식 삼부자)에게 내린 시호교지였다"고 말했다.
상자는 6.25때 엿장수가 싣고 가는 것을 고모의 시아버지가 건네받아 보관해온 것이다.

(수원=연합뉴스) 대한제국 순종이 1910년 6월 30일 갑신정변의 주역 홍영식(洪英植, 1855~1884)에게 내린 '시호 칙명'.<<지방기사 참고>> 20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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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홍씨가 유물을 수원화성박물관에 기증한 이유는 조선후기 정조 당시 영의정을 지낸 노론벽파 영수 심환지(沈煥之,1730~1802)와 관련이 있다.
심환지의 후손 심천보씨는 홍씨의 외사촌 동생으로 앞서 수원화성박물관에 조상들의 유물을 기증했다.
"당초 다른 곳에 기증하려다 외사촌 동생의 권유도 있고 12대조 할아버지께서 수원부사를 역임한 인연도 있어서 수원화성박물관에 기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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