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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혁명의 도화선 SNS> ③ 북한에도 바람 부나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서비스 존재하지 않아
철저한 검열과 통제로 반정부 시위 불가능한 상황
휴대전화 이용 확산..'변화의 싹'은 무럭무럭 자라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시장에서 순대를 팔던 50대 북한 여성이 보안원의 단속에 항의하다 곤봉에 맞는 동영상이 휴대전화로 촬영돼 트위터에 올려지자 삽시간에 사람들이 벌떼처럼 시장으로 모여든다.

성난 군중과 보안원의 혈투가 담긴 사진이 페이스북에 실시간으로 게재되고 누리꾼들은 '김일성 광장으로 가자'는 글을 올린다. 북한 지도부는 군중의 힘에 민주화를 약속하고 60년 넘게 이어져 온 일인 지배체제의 마침표를 찍는다."

튀니지와 이집트의 민주화를 가능케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혁명이 북한에도 불어닥쳐 이러한 상상 속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북한 전문가와 탈북자들은 "아직은 북한 시민혁명의 가능성이 적지만, 계속되는 경제난 속에 휴대전화 보급이 늘어나고 시장의 기능이 커지면 적어도 '변화의 싹'은 자랄 것"이라고 진단했다.

◇ 감시와 통제에 가로막힌 정보유통

일단 북한 전문가와 탈북자들은 SNS에 기반한 북한사회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북한은 외부와 인터넷 연결이 차단돼 있어 김정일 정권의 부패상을 알기 어려울 뿐 아니라 내부적으로 가동되는 인트라넷도 북한 당국의 철저한 검열과 통제 속에 사용돼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 튀니지나 이집트에서처럼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서비스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고, 인트라넷을 통해 체제에 반하는 글을 올리면 공안당국이 곧바로 추적해 검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북한의 공안기관 출신 탈북자는 "인터넷을 통해 외부 소식이 북한에 전달되는 것도 상상하기 힘들 뿐 아니라 공안기관에 의해 실시간 도청과 감청이 이뤄지고 있어 북한 내부에서 저항이 조직화 되기도 어렵다"며 "SNS를 통한 혁명도 정보유통에 대한 기초적인 권리가 허용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1인 지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만들어진 주민 통제시스템은 중동국가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북한은 최근 국경지역에 대한 주민 감시체계 강화 방안으로 기존의 '5호 담당제'를 '3호 담당제'로 바꿀 것을 지시했다고 대북 인터넷매체 '데일리NK'가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주민 상호감시 체계에다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등 공안기관의 통제와 정치범수용소 등 공포정치까지 더해져 북한 주민이 시위를 통해 김정일 정권에 맞선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게 탈북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 탈북자는 "체제에 불만이 있어도 자신에게 돌아올 처벌이 두려워 친한 친구에게조차 말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이 이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조직화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휴대전화·시장..'싹'은 자란다

(AP) 김정일 충성 집회 참가한 北평양 시민
(AP) 김정일 충성 집회 참가한 北평양 시민김정일 충성 집회 참가한 北평양 시민

(AP=연합뉴스) 3일 북한 평양에서 김정일에 대한 충성심을 보이는 신년 맞이 집회가 열린 가운데 10만명 가량의 시민이 운집해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제공.

그럼에도 전 세계적인 정보통신(IT) 기술의 발전이 북한 사회를 변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009년 11월 말 전격적으로 단행한 북한의 화폐개혁 조치가 공개된 것은 국경지역 주민의 휴대전화 제보가 절대적이었다.

속살을 공개하지 않는 북한사회가 IT 발전으로 더이상 폐쇄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북한이 화폐개혁 소식을 외부로 전한 신의주의 한 20대 청년을 검거해 처형한 것으로 '데일리NK'가 전한 것은 북한 당국이 이 사건을 얼마나 엄중하게 보고 있는지도 보여준다.

또 북한 사회에 내부적으로 휴대전화 이용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정보유통을 가속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오라스콤은 작년 3분기 말 현재 고려링크 가입자 수가 30만1천199명으로 1년 전(6만9천명)에 비해 급증했으며, 휴대전화 서비스 지역이 평양을 포함한 12개 주요 도시와 42개 소도시, 22곳의 고속도로 및 철도 구간 등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의 물자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장마당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도 북한사회에서 정보유통을 가능케 하는 현상으로 꼽힌다.

존 에버라드 전 평양 주재 영국대사는 지난 2일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북한의 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가 아니라 제한 없이 정보가 교환되는 장소"라며 "주민들이 시장에서 물건값만 흥정하는 게 아니라 공개처형, 홍수 등 여러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전해 듣는다. 지금은 이집트 사태가 장마당의 주요 화젯거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 확산하는 '생계형' 저항

과거 북한의 대표적인 반체제 활동으로 거론된 사례는 1989년의 '프룬제 사건'과 1994년 '6군단 사건'으로 모두 군과 관련돼 있었다.

프룬제 사건은 북한이 1960∼70년대 옛 소련의 군사학교로 유학했던 군인사 중 프룬제 군사학교 출신을 중심으로 숙청한 사건으로, 소련 유학생들이 현지 정보기관과 결탁해 북한 내부정보를 유출했고, 소련은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생기면 이들을 중심으로 쿠데타를 일으킬 구상까지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련의 붕괴로 현지 정보기관과 북한군 유학생의 연계가 드러나면서 북한 당국은 야전군에 배치됐던 유학생 출신 장교들을 대거 처벌했고 일가친척까지 정치범수용소 등으로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6군단 사건은 군당장으로 부임한 김영춘 현 인민무력부장이 일부 지휘간부의 외화 착복과 기밀 유출 혐의를 파악해 장성 10여명을 가족과 함께 처형하고 대대장급 이상 장교 전원을 전역조치한 사건이다.

2000년대 들어 북한의 반체제 활동은 생계형 양상을 띠면서 횟수도 빈번해지고 있다.

가장 많은 사례는 시장 단속을 둘러싼 당국과 상인 간의 갈등으로, 2008년 8월 함경북도 청진시 수남시장에서는 시장을 단속하는 순찰대원과 장사를 하는 여성 간에 다툼이 벌어졌는데 순찰대원과 주변 장사꾼이 대립하면서 싸움이 커졌다고 대북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은 전했다.

이와 비슷한 사건은 해주시장, 평성시장 등 각 지역의 주요 시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대북매체와 탈북자들의 전언이다.

또 먹을 것을 구하려고 강도행위를 하거나 이 과정에서 단속하는 보안원과 충돌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2009년 11월 말 화폐개혁 이후 이 같은 행위가 잦아지고 있다.

이 같은 생계형 저항은 조직화하지는 않았지만 언제든지 휴대전화 등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사회 전체로 확산할 수 있어 주목된다.

jyh@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king21c/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1/02/13 17:1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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