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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년만에 가족 품에 안긴 85세 국군포로>

<61년만에 가족 품에 안긴 85세 국군포로>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스무 살의 젊은 시절에 헤어진 형은 이제 주변 사람의 부축을 받아야만 겨우 걸음을 옮길 만큼 늙었다.

국군으로 입대했다가 북한으로 끌려갔던 형(85)을 바라보는 남동생(81)은 함께 할 날이 그리 많이 남지 않은 것이 안타깝기만 했다.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는 탈북 국군포로 김모(85)씨의 사회적응 교육 수료식이 열렸다.

김씨가 1950년 6.25전쟁 발발 직후 국군에 입대하면서 가족과 헤어진 지 61년, 가족과 자유를 찾아 탈북한 지 3년 만이다.

김씨는 지난 2008년 탈북했으나 한국 입국이 여의치 않자 다시 북한으로 돌아갔다가 지난해 4월 초 다시 탈북해 제3국 한국영사관에 머물면서 그해 9월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을 통해 20장 분량의 편지와 탄원서를 국회와 국방부 장관에게 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씨와 가족들은 김씨의 한국 입국 이후에도 그가 관계기관의 조사와 교육 등을 받는 두 달여 동안 지척에서 서로 그리워해야만 했다.

이날 수료식에서 김씨는 "반갑습니다"라는 말로 인사를 건넸다. "여기까지 오는 데 도와준 여러 사람과 기다려준 가족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떨리는 목소리로 그간의 소회를 적은 글을 읽던 김씨는 '자유를 찾아'라는 대목에서는 감정이 복받친 듯 크게 울먹이기도 했다.

이 자리에 가족 대표로 참석한 남동생에게 형과 한국 땅에서 재회한 소감을 묻자 "연세가 높아 앞으로 잘 모실 일이 걱정"이라며 "좋은 음식을 드리고 싶어도 좋은 곳을 가고 싶어도 이제는…"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수료식에 가족으로 유일하게 참석한 남동생은 "형님이 앞으로 함께 지내게 될 여동생(78) 집에 다른 가족들이 모여 기다리고 있다"며 "앞으로 가족끼리 자주 모여서 잘 모실 것"이라고 말했다.

남쪽의 가족을 그리워하던 김씨는 이제 북에 남은 가족에 대한 걱정이 크다.

베이지색 점퍼에 짙은 회색 바지를 입고 나무 지팡이를 짚은 김씨는 수료식을 마친 뒤 자리를 떠나며 "북한에 가족이 25명이나 남아있는데 여기나 거기나 다 가족 아니냐"며 "나 때문에 변을 당하지는 않을지 걱정"이라고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김씨는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는 관계자들을 향해 "고맙소"를 연발하며 차에 올라타 가족들이 기다리는 여동생 집으로 향했다.

chomj@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1/02/09 16:2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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