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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딴스홀' 사건, 연극 무대서 재연

송고시간2010-11-02 11:43

<일제 '딴스홀' 사건, 연극 무대서 재연>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1930년대 일제는 시국이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조선에 댄스홀을 허가하지 않았다.

이에 1937년 레코드 회사 문예부장과 영화배우 오도실, 기생 박금도 등 조선 여성 8명이 총독부에 '딴스홀'을 허가해 달라는 청원을 낸다.

'서울에 딴스홀을 허(許)하라'라는 제목으로 잡지에 기고한 이 글은 유독 조선에만 댄스홀을 허가하지 않는 것을 통탄하며 카페에서 추던 춤을 댄스홀에서도 허용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었다.

2일 개막해 오는 28일까지 이어지는 연극 '락희(樂喜) 서울(Lucky Seoul)'은 이러한 실제 사건에 상상력을 덧입혀 만든 시대극이다.

일제 강점기 조선에 서구 문물이 급속히 유입되면서 정체성 혼란을 겪었던 조선인의 모습이 오늘날 가치관 부재로 방황하는 현대인의 자화상과 비슷하다는 점을 유쾌하게 꼬집는다.

한물간 여배우, 금광사업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문학청년, 동경제대를 졸업한 고학력 백수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이 등장해 '모던보이' '자유연애' 같은 새로운 유행 코드가 급부상하던 당시 풍경을 생생하게 재연해낸다.

극중 배경은 1930년대 서울의 한 카페 미네르바. 카페 여주인인 '신혜숙'은 한때 이름을 날리던 배우였지만 라디오 드라마에서조차 조연으로 전락하는 수모를 당한다.

그의 연인인 '오기찬'은 문학도의 길을 접고 도박판에 뛰어들어 신혜숙의 돈까지 날려 먹고, 여류 화가 '나혜원'은 자유 연애를 주장하는 욕망의 화신이다.

이밖에 결혼으로 신분 상승을 꿈꾸는 '이희동', 명문대를 나온 청년 실업자 '박희수'와 함께 카페 미네르바에 모인 이들은 일제의 댄스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몰래 춤판을 벌이고 파티를 여는 등 '그들만의 반란'을 도모한다.

극단 '아리랑'이 지난해 초연한 '경성에 딴스홀을 허하라'를 보강해 새롭게 선보인다. 극작 강수아, 연출 김수진, 출연 윤혜영, 김신용, 김미영, 송인성, 유리야 등.

대학로 아리랑 소극장에서 공연하며 티켓은 1만5천~2만원. ☎02-2278-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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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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