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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독 20년> ④모드로프 前동독총리 인터뷰

송고시간2010-10-11 06:00

한스 모드로프 전 동독총리
한스 모드로프 전 동독총리

(베를린=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한스 모드로프(82) 전 동독 총리는 지난 4일 베를린 시내에서 연합뉴스를 비롯한 일부 한국 취재진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남북 간에도 지속적인 교류가 없으면 서로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며 한국 정부의 지속적이고 일관된 대북정책을 주문했다. 2010.10.11 << 통일외교팀 기사 참조 >>

"교류가 통일기반..지속.일관된 대북정책 필요"
"김정은으로의 세습, 北군부가 수용할지 의심"
"통독 20년, 변화에 대한 희망보다 실망이 커"

(베를린=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남북 간에도 지속적인 교류가 없으면 서로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없습니다."

한스 모드로프(82) 전 동독 총리는 지난 4일 베를린 시내에서 연합뉴스를 비롯한 일부 한국 취재진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통독 20주년의 현주소에 대한 진단과 함께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의 지속적이고 일관된 대북정책을 주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모드로프 전 총리는 독일 통일을 위한 1990년 3월 동독의 자유 총선거 이전 구(舊) 동독체제의 마지막 총리를 역임했다.

그는 특히 김정은으로의 후계를 공식화한 북한 체제에 대해 "(김정일 사후) 군부가 세습을 받아들일지 의심스럽다"는 언급과 함께 1986년 김일성 주석의 동독 방문과 같은 해 자신의 북한 방문에 대한 기억을 꺼내놓기도 했다.

그는 또 동독 고위급 출신으로 통독 이후 동독인들이 겪는 높은 실업률 등을 언급하며 "희망보다는 실망이 크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다음은 모드로프 전 총리와의 인터뷰 주요 내용.

-- 통독 당시와 현재 한반도 상황을 비교한다면.

한스 모드로프 전 동독총리
한스 모드로프 전 동독총리

(베를린=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한스 모드로프(82) 전 동독 총리는 지난 4일 베를린 시내에서 연합뉴스를 비롯한 일부 한국 취재진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남북 간에도 지속적인 교류가 없으면 서로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며 한국 정부의 지속적이고 일관된 대북정책을 주문했다. 2010.10.11 << 통일외교팀 기사 참조 >>

▲동서독은 분단 상황에서도 서로 전쟁상황은 아니었다. 이것은 동서독 양쪽의 소망이기도 했고 미국, 영국, 프랑스, 구소련 등 4대 전승국도 독일 내에서 더 이상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목표가 있었다. 한반도 문제는 1986년 내가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분단의 문제점을 잘 볼 수 있었다. 판문점까지 방문했는데, 한반도 분단이 얼마나 깊숙한지 경험할 수 있었다. 남북 분단과 대립상황은 동서독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깊다고 느꼈다.

-- 한반도 통일준비를 위해 조언한다면.

▲독일은 분단 상황에서도 일반 시민의 교류가 활발했다. 80년대 상황으로 보면 동독에서 서독으로 방문한 사람이 150만명에 달했고, 서독에서 동독을 방문한 사람도 10만~15만명에 달했다. 독일에서는 상호 방문은 물론, 편지 교환, 전화, 경제적 교류 등 교류가 활발했다. 한국에서처럼 완전한 분단상황이 아니었다. 독일에서는 인적 교류가 통일의 중요한 기반이 됐다. 한국에서는 햇볕정책의 이름으로 남북 간에 교류가 활발하기도 했지만 부침이 있었다고 본다. 그렇지만, 지속적인 교류가 없으면 남북 간에는 서로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 한반도에서는 남북 주민이 자유롭게 만날 수 있나. 제가 알기에는 없는 것으로 안다. 인적 교류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남북은 모든 면에서 대립은 최대한 자제하고,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한국은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대북정책이 바뀌는데, 대북정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문제다. 어떻게든 현재의 대립관계에서 빠져나와 협상을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 협상을 계속해야 한다.

-- 독일 통일과정에서 전승 4개국의 역할이 중요했다. 한반도 통일과정에서 주변 4강이 갖는 의미는.

▲한반도 문제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이 관여하고 있다. 이들 4개국이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해 갖는 입장이 다 다를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는 물론 이들 주변 4강 사이의 대립관계를 최소화하고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게 통일에 좋다. 서구권에서 독일은 통일돼야 한다는 것이 `독일 문제'로 인식돼왔었다. 한국 역시 "`한국 문제'가 세계적으로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통일과정에서 특히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국은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해 가장 직접적인 관심이 있다.

-- 통독 20주년 현주소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통독 20주년을 맞았지만, 아직 분단 상황이 남아있다. 동서독 지역 및 주민 간의 이해를 더욱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지만 아직은 완전한 상태는 아니다. 동독 지역 시민은 서독보다 20% 정도 적은 월급을 받고 있다. 동서독 간에 연금도 차이가 있고, 실업률도 동독지역이 약 2배가량 높다. 동독에서 많은 사람이 서독으로 이주했고, 이주민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람이 젊은 층이다. 그중에서도 젊은 여성들이 많이 움직였다. 젊은 여성이 없다는 게 동독에서 가장 큰 문제이다. 고급인력도 서쪽으로 이주하는 경향이 많다. 현재 군내 장군급 213명 가운데 동독 출신은 단 한 명에 불과하다. 동독 내 교수진도 95%가 서독출신이다. 현재 독일 정부 실제 인물을 봐도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제외하고는 장관급에서 동독출신 아무도 없다고 보면 된다. 이런 상황만 보면 서독 사람들은 영리한 사람들이고, 동독 사람들은 멍청한 사람들이었느냐는 문제를 제기하게 된다. 이게 통독 20주년의 모습이다. 이는 동독 사람들에게 감정적 상처를 주는 문제다. 통독 20주년 기념을 맞아 기쁘지만, 앞으로 변화돼야 할 게 많다. 그러나 실제 변화에 대한 희망보다는 실망이 크다.

-- 북한의 김정은으로 후계 공식화에 대한 전망은.

▲김일성에서 김정일로의 후계 승계 시 김정일은 숨겨진 상태가 아니라 드러난 인물이었다. 지금 김정은으로의 후계 공식화는 전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막내아들을 꺼내놓은 느낌이다.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후계가 넘어갈 때처럼 (김정일 사후 시) 북한 군부가 김정은으로의 후계를 받아들일지 의심스럽다. 앞으로 북한에 일어날 내부 변화가 의심스럽다. 북한은 군부의 힘이 어떤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상황을 김정은으로의 후계 승계와도 연계해서 생각해야 한다.

-- 1986년 김일성의 동독 방문과 같은 해 북한 방문 당시의 기억은.

▲1986년에 김일성이 유럽여행 중이었다. 김일성이 어느 역에서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긴 기차를 타고 왔고, 모든 필요 물품을 다 싣고 왔다. 또 정권 내 거의 모든 사람이 타고 왔다고 보면 된다. 당시 동독 정치가들은 이를 두고 "김정일만 평양에 남겨뒀고,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쿠데타 등에 대비하기 위해) 반대자들을 모두 데리고 왔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김일성이 드레스덴에서 사흘을 묶었고, 당시 드레스덴 지역 책임자였던 내가 대접을 했다. 김일성이 아침에 산책했을 때도 모든 수행자가 수첩을 들고 김일성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다 적었다. 김일성은 엘베강에서 유람선을 타기도 했고, 산악지대를 방문하기도 했다. 김일성은 당시 인상적이었다는 말과 함께 마음에 들어 했다. 김일성이 나의 북한 방문을 요청해 같은 해 방북했다. 평양 북쪽에 재미있는 박물관이 있었는데 외국으로부터 선물 받은 것이 모두 전시돼 있었다. 아프리카 물건이 제일 많았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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