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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총선 경제가 승패 갈라>(종합)

재집권 성공한 레인펠트 총리.(AP=연합뉴스)
재집권 성공한 레인펠트 총리.(AP=연합뉴스)


EU 27개국중 '경제성적표' 최고
복지국가 틀도 유지..극우정당 약진은 큰 부담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 프레드리크 레인펠트(45) 총리가 이끄는 스웨덴 중도우파 연정이 19일 총선에서 승리한 것은 집권 4년간의 탁월한 '경제 성적표'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중도우파는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는 못해 향후 연정 구성 협상이 변수로 남아 있지만 재집권은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다.

◇경제가 승패 갈랐다 = 연정은 세계경제 및 금융위기가 몰아닥친 지난 수년간 복지국가의 틀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제한적 감세를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재정을 안정시키는 등 4년 전의 공약을 거의 그대로 실천했다.

집권한 2006년 이후 국내총생산(GDP)의 2.3%에 해당하는 700억 크로네(미화 약 99억달러) 규모의 소득세를 줄이면서도 양육보조금, 교육, 건강보험, 실업급여 등의 복지 체제를 전혀 흐트러뜨리지 않았다.

올해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평균의 2배인 4.5%의 경제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예산적자는 2.1%로 7.2%인 EU 평균 3분의 1에도 미치지 않을 정도로 재정적 안정을 이뤘다. 실업률도 7월 기준 8.5%로 EU 평균인 9.6%보다 낮았다.

이 덕분에 스웨덴 크로네화는 지난 6월말 이후 미국 달러화에 대해 10%나 절상됐다.

지난 9일 발표된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지수에서도 스웨덴은 싱가포르와 미국을 3, 4위로 밀어내고 스위스에 이어 세계 2위로 도약했다.

레인펠트는 지난달 25일 유세에서 "우리가 집권하면 여러분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이 지갑 속에서 확인될 것"이라면서 "튼튼한 재정을 바탕으로 일자리와 복지를 위한 좋은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레인펠트는 2015년까지 150억크로네(21억달러)의 소득세를 더 줄여 일자리를 만들고 근로 의욕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 74년 중 61년간 집권할 정도로 스웨덴 국민의 절대적 신임을 받았던 사민당은 '지속가능한 복지 국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2006년에 이어 다시 패배, '스웨덴의 여러 정당 중 하나'로 내려앉았다.

스웨덴 최초의 여성 총리를 노린 모나 살린(53) 당수는 "현 정부가 사회적 약자의 희생을 바탕으로 감세를 했고 복지 정책의 후퇴가 빈부 격차를 키우고 있다"고 비판하는 등 선거 막판까지 사민당의 최대 업적인 복지를 내세워 전통적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했다. 하지만 복지국가와 경제성장이라는 두가지 이슈를 모두 선점한 레인펠트 총리의 전략에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극우파 약진 '부담' = 이번 총선에서 가장 관심을 끈 극우 정당의 약진은 스웨덴 정계에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극우파인 스웨덴 민주당은 온건당, 자유당, 중도당, 기독교민주당 등 4개 중도보수 정당의 연합체인 '동맹', 그리고 사민당, 녹색당, 좌파당 등 '적-록 연합'의 강력한 견제에도 의회 입성에 성공함으로써 향후 외국인 정책 등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레인펠트 총리는 TV 토론에서 "반이민 정당이 의회에 있으면 국가를 이끄는 것이 훨씬 어렵다"면서 "집게로라도 그들과는 접촉하지 않겠다"고 강조했고 살린 당수는 "(총선에 승리했으나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우파에 각료직을 배분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극우파의 의회 진출을 경계했었다.

전문가들은 극우정당의 원내 진출로 이민과 외국인에 관대한 스웨덴의 정책이 흔들릴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940만명인 스웨덴 전체 인구 중 14%는 외국에서 태어난 이민자들이다.

◇레인펠트의 선택은 = 레인펠트 총리는 과반의석을 얻지 못해 소위 '헝(hung) 의회'가 탄생함에 따라 녹색당에 연정 참여를 제안하는 등 안정적 정국 운용을 위해 적극적인 연정 구성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실제로 이날 개표가 거의 완료된 시점에서 연정 구성을 위해 녹색당과 접촉할 것이라고 밝혀 과반 의석 확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협상이 결렬되면 소수 정부를 이끌면서 사안 별로 개별 야당의 협조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정책 추진력은 크게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정국이 불안정해지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스웨덴 민주당이 의회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면서 자신들의 반이민, 반외국인 정책을 관철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웨덴 민주당의 지미 애커손(31) 당수는 "의회에 들어가면 이민 정책에 관해 우리의 노선을 고려하도록 그들을 몰아붙이겠다"면서 "그들이 나는 무서워하지 않아도 다음 총선에서 표를 잃는 것은 두려워하기 때문에 우리의 입장에 동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아예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kski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0/09/20 08:0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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