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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주민들 "동명부대는 우리의 형제"

송고시간2010-06-29 06:40

레바논 파병 3년 동명부대 맹활약
레바논 파병 3년 동명부대 맹활약


(티르<레바논>=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 레바논 남부 주둔지의 한 모스크에서 현지 주민에게 한글을 가르쳐주고 있는 동명부대원. 2010.6.29
<<국제부 기사 참조>>
freemong@yna.co.kr

순회 의료.수의 진료 제공..한글.태권도 교실도 운영

(티르<레바논>=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 "한국군은 우리의 형제입니다. 이방인이 아닙니다."

레바논에 파병된 동명부대의 주둔지 부르즈 앗-쉬말리에서 불과 2㎞ 남짓 떨어진 샤브리하 마을에 있는 모스크에 28일 이른 아침부터 주민 20여 명이 모여들었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동명부대 의료진의 순회 진료 서비스를 받으려고 임시 진료소가 설치된 모스크를 찾은 것이다.

히잡(이슬람식 스카프)을 머리에 쓴 중년 여성들과 지팡이에 의지한 노인 등 환자들은 대기표 순번에 따라 진료소에 들어가 허성우 군의관(대위)의 진단을 받고 옆 테이블에서 약을 탄 뒤 조금은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귀가했다.

이날 대기표 1번을 끊어 제일 먼저 진료받고 나온 마을 주민 칼릴 아운(70) 씨는 "고혈압 탓에 2년 6개월째 한국군 진료소를 찾고 있다"며 "한국 군인들은 참으로 고마운 사람들"이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동명부대의 레바논 파병 3년 동안 한국군 의료진의 혜택을 누린 현지 주민은 2만1천여 명에 달한다. 동명부대가 관할하는 5개 마을 주민 수가 5만 명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운 사람이 한국군의 순회 진료소를 찾은 셈이 된다.

이날 진료소가 설치된 샤브리하 마을의 모스크 부속 건물 2층에서는 내부시설 개조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곳에는 동명부대가 지원하는 마을 도서관이 들어서고 있었다.

동명부대 정훈과장 이성진 소령은 "모스크가 마을 회당 역할을 하다 보니 순회 진료소가 모스크 부속 건물에 설치되고 있고,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도 모스크에 마련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명부대 수의 진료팀
동명부대 수의 진료팀

(티르<레바논>=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 레바논에서 활동 중인 동명부대 수의 진료팀이 농가에서 젖소의 건강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2010.6.29
<<국제부 기사 참조>>
freemong@yna.co.kr

이슬람 수니파 정당인 아말당의 창시자 무사 알-사드르의 얼굴 사진이 걸린 이 모스크의 부속 건물은 이날 오후에는 동명부대원들이 지도하는 한글과 태권도 교실로 바뀌었다.

이곳에서 만난 레바논 국립대 영문과 2학년 여학생인 말라크 디브(21) 씨는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써 보이면서 "1년 동안 한글을 배웠고, 태권도 검은 띠도 땄다"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레바논 남부가 농촌 지역인 점에 착안한 동명부대는 정기적인 수의 진료 서비스도 제공, 이슬람 무장세력 헤즈볼라에 우호적이었던 농가 주민들의 환심을 사고 있다.

수의사인 정창우 중위는 가축 진료를 요청한 농가를 아침 일찍부터 일일이 찾아가 흰색 위생복에 오물이 묻는 것도 신경 쓰지 않고 말 그대로 성심껏 병든 가축을 돌봐주느라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샤브리하 마을에서 젖소 10여 마리를 키우고 있는 자카레아 무하메드(30) 씨는 "솔직히 얘기하자면, 동명부대가 이곳에 오기 전까지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 쯤으로만 알고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한국군을 우리의 친구이자 형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레바논 남부 지역의 평화 유지라는 본연의 임무를 완수하는 방안 중 하나로 주민의 마음을 움직여 자발적인 협조를 이끌어내고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이런 민사작전은 태권도 보급과 진료 서비스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었다.

동명부대는 파병 3년간 도로포장과 하수시설 개선, 공공시설 개보수 등 주민 숙원사업의 해결에 도움을 줬고, 관할 지역 내 15개 학교의 학습 환경을 개선해주려고 애써 왔다.

지난 4월 동명부대의 지원으로 장애인용 승강기를 새로 설치한 알-하난 학교의 모하메드 알-제인(55) 교장은 "과거에 이 일대를 맡았던 이탈리아군과 달리, 한국군은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월드컵에서 한국이 그리스를 이겼을 때 동명부대 한국인 통역요원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며 자신의 휴대전화에 아직 저장돼 있는 축하 문자메시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동명부대 부단장 강정덕 중령은 "한국군이 다른 파병국보다 현지 주민의 환영을 받는 이유는 양 국민의 정서가 비슷하고, 그들을 진정으로 도와주려는 우리의 노력이 이심전심으로 전달됐기 때문"이라며 "3년 간의 동명부대 파병 활동은 레바논에서 한국의 이미지 개선에 큰 도움을 줬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freem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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