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리스털 낙마 파장..출구전략 늦춰지나
송고시간2010-06-24 20:15
<매크리스털 낙마 파장..출구전략 늦춰지나>
美언론 "아프간 사령관 인선 `안정'에 초점"
"전쟁 기조변화 없을 것" 전망 속 병력감축 연기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미국 주류 매체들은 설화로 물러난 스탠리 매크리스털 아프간 주둔군 사령관의 후임자로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중부군 사령관이 임명된데 대해 `하극상 파문'을 수습하고, 탈레반 소탕에 대한 변함없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퍼트레이어스 기용이 아프간 전쟁 `출구전략'을 가동하는 시점을 늦추는 결과로 연결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설화 파문이 `빙산의 일각'이었다면서 사령관 교체를 넘어 미 행정부 아프간팀의 전면적인 교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프간 전략 유지.설화 파문 수습에 방점" =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은 24일 퍼트레이어스를 임명함으로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사령관 교체 사태의 파장을 최소화하고, 탈레반 소탕 작전이 정체되면서 점증되고 있는 우려에 대해 임시적인 완충장치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퍼트레이어스가 아프간을 관장하는 중부군 사령관으로서 전쟁을 후방에서 지휘해왔다는 점, 아프간은 물론 아프간 전쟁에 중요한 역할을 할 중동 및 중앙아시아 국가의 고위 관계자들과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는 점 등이 이번 인선의 주된 이유가 됐다고 매체들은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대통령이 매크리스털의 상관이자 멘토였던 퍼트레이어스를 임명함으로써 아프간전 전황에 대해 증가되고 있는 회의론에도 불구, 기존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한 뒤 사령관 교체에 대한 아프간 정부의 걱정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WP는 그가 아프간 전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퍼트레이어스를 택한 것은 매크리스털 사령관을 해임한데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브루스 리델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 연구원의 발언을 소개했다.
◇`출구전략' 지연 가능성도 거론 = 그러나 WP는 퍼트레이어스가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7년 이라크주둔 다국적군 사령관직을 수행했을 때보다 더 많은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신문은 탈레반 거점지역인 남부 헬만드주에서의 군사작전이 예상보다 큰 희생 속에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 제2의 도시인 칸다하르의 안정 확보를 위한 노력이 위축되고 있는 점, 아프간 정부의 부패 척결을 위한 노력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그가 직면한 도전으로 열거했다.
그러면서 WP는 퍼트레이어스 기용에 대해 "오바마는 (내년 7월 시작하기로 한) 이프간내 미군 병력 감축을 늦추거나 전면적으로 막는 것을 강력히 옹호할지 모르는 사령관을 받아들였다"며 이번 인선이 아프간 출구전략의 연기로 연결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WP는 그 근거로 퍼트레이어스가 의회 증언 때 내년 7월 철군을 시작한다는 미 행정부의 방침에 대해 그다지 열의를 보이지 않은 점, 아프간 병력 증파에 반대한 조 바이든 부통령과 자주 충돌한 점 등을 들었다.
아울러 WP는 부시 전 대통령이 이라크전 철군 여론과 싸울 때 퍼트레이어스를 전면에 내세웠던 사실을 상기하면서 "이라크 전쟁의 최대 암흑기에 부시가 그랬던 것처럼 백악관은 퍼트레이어스에게 다시 한번 의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NYT는 매크리스털 사령관의 `설화'는 더 아프간내 미군과 관련된 더 큰 문제의 징후일 뿐인 만큼 이번 기회에 아예 아프간팀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한 미군 관계자의 주장을 소개했다.
매크리스털 전 사령관은 잡지 '롤링 스톤'과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과의 첫 대면에서 실망을 느꼈다"는 등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미 정부 고위관계자들과 아프간 정책을 비판, 파문을 일으킨 뒤 23일(현지시간) 경질됐다.
jhch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0/06/24 20:1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