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리스털 위기에 아프간 전선 '어수선'
송고시간2010-06-23 10:26
<매크리스털 위기에 아프간 전선 '어수선'>
전쟁 부패 의혹.英특사 갈등 악재 겹쳐
카르자이 대통령은 경질 반대
(워싱턴.카불 AP.AFP=연합뉴스) 미국의 스탠리 매크리스털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사령관이 경질 위기에 놓이면서 칸다하르 대공세를 앞둔 미군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이 어수선한 분위기에 빠졌다.
연합군은 매크리스털 사령관의 지휘 아래 탈레반 소탕전의 분수령이 될 대공세를 준비해왔지만 사령관이 전격 교체될 경우 일정 차질이 불가피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아프간 증파 결정을 이끌어낸 매크리스털 사령관도 최근 이달로 예정됐던 대공세가 본격화되려면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동맹국 간 갈등과 반전 여론 속 아프간전 향배에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미 공화당은 또 이번 파문을 계기로 군 최고통수권자로서 오바마 대통령의 '나약함'을 부각할 태세여서 아프간전 수행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하원 국가안보 소위원회는 21일 보고서에서 미군의 전쟁비용 중 수백만 달러가 탈레반 등 무장세력에 흘러들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아프간전 부패 실태를 본격 조사할 분위기다.
이달로 개전 104개월을 맞는 아프간전이 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으로 기록되는 데다 미군 사망자가 1천명을 넘어선 것도 오바마 행정부에 불리한 소식이다.
내홍은 미국뿐 아니라 나토 참전국 사이에도 벌어지고 있다.
특히 아프간전에 참여한 영국군 사망자가 지난 20일 300명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영국의 셰라드 쿠퍼-콜스 아프간.파키스탄 특사는 나토 및 미군 관리들과 탈레반 대응 전략에 이견을 보이며 휴가를 연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쿠퍼-콜스 특사가 내달 20일 카불에서 열리는 국제 전략회의도 참석하지 않고 8월에야 직무에 복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쿠퍼-콜스 특사는 무력에만 의존해서는 아프간전이 실패할 수밖에 없다면서 탈레반 측과 대화를 주장해 나토와 미군 관계자들과 '심각한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윌리엄 헤이그 외교장관은 쿠퍼-콜스의 후임을 알아볼 예정이지만 그가 직무를 계속 수행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BBC 방송이 전했다.
또한 아프간에서 2천800명의 병력을 이끌어온 캐나다의 대니얼 메너드 준장은 여성 하급자와 '부적절한 관계'로 해임됐으며, 폴란드의 브로니슬라브 코모로브스키 대통령 권한대행은 선거에 이길 경우 아프간에서 철군하겠다고 공약했다.
아프간에서 미군과 나토군 병력이 올해 15만명에 이를 전망이지만 각국이 철군 계획을 속속 발표하면서 앞으로 전략을 어떻게 수정할지도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야심차게 공세를 준비하던 야전 지휘관을 교체한다면 이에 대한 거센 비판 여론에 직면할 공산도 크다.
한편,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22일 매크리스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그의 유임을 강력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카르자이 대통령의 대변인인 와히드 오마르는 "최고의 사령관"인 매크리스털이 아프간 정부와 주민들로부터 큰 신뢰를 받고 있다면서 "그가 취임한 뒤 (아프간전 수행에)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평했다.
hanarmdri@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0/06/23 10:2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