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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공개 질책에 검·경 긴장속 `촉각'>

국가재정전략회의 국민의례
국가재정전략회의 국민의례(과천=연합뉴스) 전수영 기자 = 2010~2014년 재정운용 기본방향과 재원배분전략을 논의하는 국무위원 재정전략회의가 9일 오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려 이명박 대통령과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 이귀남 법무부장관(왼쪽 두번째) 등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사회 구석구석에 많은 비리가 드러나고 있다."라면서 "검찰과 경찰개혁도 큰 과제"라고 말했다. 2010.5.9
swimer@yna.co.kr

`성범죄까지 가담' 언급에 경찰 더 당혹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김태균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이 9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검찰과 경찰의 개혁이 큰 과제'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하자 검.경찰은 대통령 발언의 배경을 파악하는 데 촉각을 곤두세웠다.

두 기관 중 이날 대통령의 발언에 좀더 긴장한 쪽은 경찰이다. 이 대통령이 검찰에 대해선 이미 `검사 스폰스' 의혹을 언급한 적이 있지만 경찰에 대한 이날 언급은 경찰로서는 매우 아픈 대목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성범죄를 잡는다는 경찰이 성폭행에 가담하는 일도 나온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라고 사실상 직격탄을 날리면서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시스템과 문화를 시급히 바꿀 것을 주문했다.

올해 3월 제주에서는 총경급 간부가 술집 종업원을 성폭행하려고 시도한 혐의로 직위 해제됐고, 지난달 서울에서는 지하철 여자 승객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관이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경찰은 이 대통령의 지적과 주문에 대해 공개적인 반응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다'는 대통령의 지적이 어떤 형태의 개혁을 불러올지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경찰청 관계자는 "(대통령의 지적에 대해) 당장 어떤 견해를 내놓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고위층이 곧 (자정) 대책을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담담히 말했다.

서울지역 한 일선 경찰 간부는 "내부 비리 척결에 많이 애를 썼지만 불미스러운 일이 계속 터져 무슨 얘기를 해도 오해를 살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긴장감 감도는 대검청사 앞 검찰 깃발
긴장감 감도는 대검청사 앞 검찰 깃발

조직 내부에서는 '불량 경찰'을 관리.감독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최고위층에 강한 질책이 떨어질 것이란 섣부른 추측까지 나오기도 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일부 부정적인 사례 탓에 감찰과 비리 예방 조처가 대거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에게 모범을 못 보였다는 이유로 수뇌부가 질책을 받을 공산도 적지 않다"고 걱정을 드러냈다.

검찰도 `검찰 개혁이 큰 과제'라는 이 대통령의 지적이 최근 불거진 `검사 스폰서' 의혹과 관련해 벌써 두번째로 나온 공식 질책이라는 점에서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 대통령은 불과 2주일 전인 지난달 26일에도 "다시는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조사하고 제도적인 보완책까지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고위 간부들은 휴일인 이날도 관련 뉴스를 챙겨보는 등 대통령 발언의 진의를 파악하는 데 촉각을 곤두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검찰 관계자는 "대통령의 지적에 대해 우리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이번 스폰서 파문을 해결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모두가 공감하고 있으며, 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가 끝나면 위원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뭔가 조치를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철저한 진상조사와 제도 개선으로 스폰서 파문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 과제이지만 바닥에 떨어진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더욱 근본적인 차원에서 검찰 문화와 복무 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간부 검사는 "얼마 전 검찰총장이 `검찰의 잘못된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했는데 국민의 신뢰를 되찾으려면 검찰 내부의 문화를 개선하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firstcircle@yna.co.kr

ta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0/05/09 17:2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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