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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미국.유럽 등지 해외 곡 밀물

송고시간2010-04-04 09:21

<가요계, 미국.유럽 등지 해외 곡 밀물>
해외 작곡가들, 亞 음악시장 이끄는 韓에 관심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소녀시대의 신곡 '런 데블 런(Run Devil Run)'은 발표 당시,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기록한 미국 신예 팝스타 케샤(Ke$ha)의 노래를 리메이크했느냐는 궁금증이 일었다. 케샤가 이 곡을 부른 버전이 유튜브에 올라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곡은 미국ㆍ영국ㆍ스웨덴 등 다국적 작곡가들의 합작품으로, 케샤가 데뷔 전인 2008년 8월 작곡가와의 친분으로 데모곡의 가이드 녹음을 했는데 이 버전이 유튜브에 불법 유출된 것이었다.

이처럼 요즘 국내 인기 가수들이 미국, 유럽 등지 해외 작곡가의 곡을 발표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동방신기의 '주문-미로틱(Mirotic)'이 덴마크, 샤이니의 '누난 너무 예뻐'가 미국, 에프엑스의 '츄(Chu)~♡'가 스웨덴, SS501의 '러브 라이크 디스(Love Like This)'가 미국ㆍ독일 등지 공동 작곡가들의 곡이었다.

8일 발매될 이효리의 4집에도 미국 작곡가 곡이 수록되며, 여성그룹 레인보우도 신보를 위해 해외 작곡가들의 곡을 수집하고 있다.

이는 국내 작곡가들이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 가수들에게 곡을 주며 현지에 진출하는 흐름과 반대 양상이다. 가요계에 해외 작곡가의 곡이 부쩍 늘어난 배경과 수급되는 과정, 또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 등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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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대비 신선한 스타일 곡 많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1990년대 후반부터 아시아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좋은 곡을 찾고자 발품을 팔았다. 현재 SM의 A&R(artists&repertoire)팀과 퍼블리싱 팀이 해외 작곡가 및 퍼블리싱 업체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곡을 받고 있다.

그로인해 이미 1998년 S.E.S의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가 핀란드, 보아의 '넘버 1'이 노르웨이, 슈퍼주니어의 'U'가 노르웨이 작곡가의 곡이었다.

SM 관계자는 "국내 작곡가들과 주로 작업하지만, 좋은 곡을 찾기 위해서 열린 마음으로 세계 시장에도 눈을 돌린 것"이라며 "해외 곡은 A&R팀에서 수급한 몇천곡을 듣고 그중 선곡한 곡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SS501과 카라가 소속된 DSPent, 이효리가 소속된 엠넷미디어 등 대부분 음반기획사의 경우 해외 작곡가의 곡을 판매 대행하는 중계 업자로부터 곡을 공수받는다.

보통 곡비는 200만원부터 600만원까지 다양한데 1천만원 미만이라는 게 중론. 음반 기획사들은 곡 구입비를 고려할 때 퀄리티가 높다는게 선호 이유라고 입을 모았다.

DSPent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특정 작곡가의 곡이 뜨면 그 작곡가에게 곡 의뢰가 몰려 비슷한 스타일의 노래가 쏟아져 곡들이 식상하다"며 "해외 작곡가들은 보통 팀을 이뤄 작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음원에 사용된 소스와 비트 등이 신선해 귀를 사로잡는다. 곡 구입비를 고려할 때 퀄리티가 높다"고 설명했다.

엠넷미디어 관계자도 "이효리의 4집에도 뉴욕에서 활동하는 중계 업자로부터 받은 곡이 수록됐다"며 "해외 곡의 경우, 작곡가가 녹음에 참여하지 않으므로 곡자의 의도보다 가수의 색깔을 잘 살릴 수 있고, 곡에 다양한 한국어 가사를 입혀볼 수 있어 작업 과정도 비교적 자유롭다"고 말했다.

반대로 해외 작곡가들이 아시아 음악 시장을 이끄는 한국 가수들에게 관심이 높아진 것을 이유로 꼽는 의견도 있다. 실제 한국 가수들의 음악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아시아권에서 사랑받기 때문에 작곡가들의 저작권료 수입도 함께 높아진다는 것이다.

DSPent 관계자는 "한국 음악 시장이 아시아권을 지배한다는 생각에 미국 및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 작곡가들이 한국 진출에 관심이 높다는 이야기를 중계 업자로부터 들었다"며 "해외에서 유명한 작곡가들의 곡도 천문학적으로 비싸지는 않은데, 곡비보다 보통 저작권료 수입을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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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 중계업자에게 속을 위험 부담있어

그러나 중계 업자가 해외 작곡가 곡의 판매 위임을 받았는지, 이미 발표된 곡을 판매한 것은 아닌지 등 확인 작업을 거쳐야하는 위험 부담도 있다.

SS501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미니 음반을 준비하면서 낭패를 볼 뻔했다. 중계 업자로부터 받은 곡이 이미 해외에서 발표된 곡이었고, 그 중계 업자는 애초부터 제공한 곡에 대한 판권을 갖고 있지 않은 채 돈만 챙기려 한 것이다.

당시 SS501의 김형준은 "일본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해외 가수의 노래를 듣는데, 우리가 발표할 타이틀 곡과 같더라. 곡을 판매한 중계 업자로부터 사기를 당한 걸 알게 됐다. 그 곡을 발표했으면 무단 리메이크가 될 뻔했다"고 말했다.

엠넷미디어 관계자는 "중계 업자가 해외 작곡가의 곡에 대한 판매 대행 권한이 있는지 원곡자의 사인이 담긴 각종 서류를 구비하도록 확인 절차를 거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해외 작곡가의 곡은 보통 외국어 가사로 된 데모곡을 받는데 한국어 가사를 붙이는 과정에서 작사의 저작권료 지분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DSPent 관계자는 "해외 곡에 한국어 가사를 입히면 원곡의 느낌이 반감되는 경우가 있어 가사에 신경쓴다"며 "해외 곡에 국내 작사가가 가사를 쓸 때 작사의 저작권료 지분이 일부 인정되거나 포기해야 돼 작사가들이 꺼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국내는 작사와 작곡을 결합 저작물로 보지만 해외의 경우 단일 저작물로 보는 경우가 많다"며 "저작권 관련 소송을 피하려면 원곡자와 작사의 저작권료 지분에 대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 보통 해외 곡은 국내 작사가가 작사의 저작권료 전체를 포기하거나, 일부를 인정받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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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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