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 착공된 원지동 추모공원
송고시간2010-02-25 11:37

서울추모공원 9년만에 첫삽…2012년 가동
(서울=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원지동에 들어서는 화장시설인 서울추모공원이 부지 선정 후 약 9년 만에 착공됐다. 서울시는 25일 원지동 68번지 일대 17만1천335㎡에 서울추모공원과 종합의료시설을 건립하는 공사의 기공식을 가졌다. 사진은 추모공원 조감도. 201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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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반대로 부지 선정 9년만에 첫삽
지하 화장장에 무연ㆍ무취ㆍ무해시설로 건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서울 서초구 원지동에 들어서는 화장시설인 서울추모공원이 2001년 7월 부지로 선정된 지 약 9년 만인 25일 공사의 첫삽을 떴다.
서울시는 혐오시설인 화장장 설치에 반대해온 지역 주민들의 정서를 고려해 화장장을 외부에서 볼 수 없도록 사실상 지하화 하고 무연ㆍ무취ㆍ무해시설로 건설하기로 했다.
◇넘치는 화장수요… 더는 기다릴 수 없다 = 서울시가 경기 고양시 벽제승화원에 이은 제2 화장장 건설을 추진한 것은 1998년부터다.
장례문화가 바뀌면서 급증하는 화장 수요에 대응하려면 화장장 추가 건립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에 따르면 1997년 30.7%였던 서울 시민 화장률은 2000년 48.3%, 2005년 64.9% 등으로 급증했으며, 올해 80.4%, 2020년에는 91.7%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벽제승화원에 설치된 23기의 화장로만으로는 급증한 화장 수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서울시민의 20% 이상은 경기도 등 다른 지역의 화장장을 비싼 값을 치르며 이용하고 있고 사흘장을 지내지 못하고 4∼5일장을 하는 가정도 많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당초 원지동 추모공원에 20기의 화장로를 건설하려 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계획 조정을 거듭한 끝에 화장로 규모가 11기로 줄었다.
서울시는 추모공원이 건립되면 2020년까지는 시내 화장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2020년 이후에는 제3의 화장장이 필요한 실정이다.
◇꼭꼭 숨은 화장장 = 그러나 제2 화장장 건립은 1998년 계획이 발표되고 2001년 원지동이 부지로 선정됐지만 현재까지 난항을 거듭해 왔다.
대표적인 혐오시설인 화장장이 지역에 설치된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소송을 제기하는 등 완강히 반대했기 때문이다.
서초구 청계산 지킴이 시민운동본부 회원 10명은 추모공원 설립과 관련된 도시계획시설 결정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주민 64명은 예정지 일대의 개발제한구역 해제 결정 취소 소송을 냈다.
2001년 12월 시작된 소송은 대법원까지 올라가는 지루한 법적 공방 끝에 2007년 4월에야 원고 패소 판결이 확정되면서 5년여 만에 끝났다.
이후 서울시는 화장장 부지에 종합의료시설을 유치하고 화장장 건물을 지하에 건설하는 안을 제시하며 주민들과 합의를 모색했다.
일부 주민들의 보금자리주택 이주 문제가 아직 남았지만, 서울시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는 관련 민원을 모두 해결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또 주민들의 정서를 의식해 추모공원의 화장장은 산속 지하에 철저히 숨겨진 형태로 건설하기로 했다.
설계도 상으로는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이지만 지하 20m까지 땅을 파고 건물을 내려 외부에서 보면 완전히 지하에 들어간 형태가 된다.
경부고속도로변에서 산 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화장장 부지는 3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데다 고속도로 쪽 진입로 앞에는 종합의료시설이 들어서 화장장 모습은 완전히 외부와 차단된다.
◇친환경ㆍ에너지 절약 = 서울시는 환경오염 등으로 인한 민원도 야기되지 않도록 화장장에 친환경 신공법을 대거 적용했다.
소각로는 매연이나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이 배출되지 않는 완전연소가 이뤄지게끔 화염이 4차례 순환 연소하도록 설계됐다.
이에 따라 원지동 화장시설 배출가스의 양은 정부의 권고 기준치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또 화장장 시설의 냉난방은 소각로에서 나오는 폐열과 지열발전기를 통해 100% 자체 충당하고 지하 주차장 등 건물의 조명도 자연광을 극대화하도록 지어진다.
신면호 서울시 복지국장은 "주민들의 환경오염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화장장 시설을 무연ㆍ무취ㆍ무해 시설로 만들기 위해 최신 공법을 총동원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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