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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씨 청부살해사건' 8년만에 일단락

송고시간2010-02-18 16:27

<'하모씨 청부살해사건' 8년만에 일단락>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2002년 3월 잔혹한 살인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여대생 하모씨 공기총 청부살해사건'이 8년만에 막을 내렸다.

청주지법 형사합의11부(김연하 부장판사)는 18일 하씨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돼 복역 중인 윤모(49).김모(49)씨가 이전 재판 당시 "고모인 윤모(65)씨의 교사를 받았다"고 진술했던 위증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로써 2002년 3월 발생한 하모씨 공기총 살해사건은 대법원의 무기징역 확정, 피고인들의 진술 번복, 중견기업 회장 부인인 윤씨의 고소, 법원의 재정신청 인용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친 끝에 윤씨가 살인을 교사했다는 것으로 매듭지어졌다.

◇전화 한통에서 비롯된 살인교사 = '여대생 공기총 청부살해사건'은 1999년 1월 "사위가 결혼 전부터 이종사촌동생인 하모씨와 불륜관계에 있다"고 중견기업 회장 부인인 윤씨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가 발단이 됐다.

판결문 등에 따르면 윤씨는 전화를 받은 뒤 2년 가까이 사위와 하씨를 미행했으나 불륜현장을 잡아내지 못하자 하씨를 납치해 살해하기로 결심한 뒤 2001년 10월 8일 조카와 그의 고교동창인 김씨에게 1억7천500만원을 주겠다며 하씨를 살해하도록 교사했다.

3일 뒤인 10월 11일에는 조카에게 착수금으로 현금 5천만원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조카와 김씨는 2002년 3월 6일 오전 집을 나서던 하씨를 납치해 공기총으로 살해했고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했다.

그러나 같은달 16일 하씨의 시신이 발견되고 외국으로 도주했던 조카와 김씨가 경찰에 붙잡힌 뒤 "윤씨로부터 살해 대가를 받기로 하고 청부살인을 한 것"이라고 진술함에 따라 1심과 2심을 거쳐 2004년 5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피고인은 유죄 주장, 검찰은 무죄 구형 = 이 사건이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윤씨의 돈을 받아 하씨를 미행하다 납치해 살해했다"고 진술했던 윤씨의 조카가 대법원 상고이유서에서 "둘 사이를 떼어 놓으려다가 엉겁결에 살해했다"고 진술을 번복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윤씨 등 피고인 3명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으나, 윤씨는 조카의 진술 번복을 내세워 조카와 김씨를 위증죄로 고소했다.

검찰은 윤씨의 항고.재항고까지 기각했으나, 대전고법이 2008년 7월 검찰 처분을 뒤집고 "살인교사 시점에 의문이 든다"며 재정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살인교사 여부를 다투는 재판이 시작된 것이다.

위증 혐의에 대한 이번 재판은 피고인인 조카와 김씨가 위증 혐의를 인정한 반면 검찰은 죄가 없다고 무죄를 구형하는, 입장이 뒤집어진듯한 희한한 진실게임이 벌어지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윤씨의 공범들은 2004년 1월 항소심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후 대법원 상고 단계에서부터 현재까지 "윤씨가 살인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진술을 번복했으나 검찰은 "위증죄가 추가된다 해도 잃을 게 없다는 판단에서 조카와 김씨가 윤씨를 돕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관되게 무죄를 주장해 왔다.

과거 재정신청 사건의 경우 법원이 지정한 변호사가 공소권을 갖고 있었으나 2007년 형사소송법이 개정되면서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검찰이 사건을 맡도록 바뀐 탓에 검찰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구형하는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위증 없었다"..재판 사실상 종결 = 청주지법 형사합의11부가 조카와 김씨의 위증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함에 따라 8년 간 세간을 시끄럽게 했던 이 사건은 사실상 종결되게 됐다.

조카와 김씨가 유죄를 인정하기는 했으나 무죄 선고에 대한 '항소의 실익'이 없다는 점에서 항소가 법률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죄를 구형했던 검찰 역시 원하는 결과를 얻은 만큼 사실오인이나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할 필요성이 없다.

청주지법 관계자는 "무죄가 선고됐다는 점에서 항소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판결문을 검토한 뒤 향후 절차 진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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