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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론으로 살피는 '그리는 것'의 의미

송고시간2010-01-13 11:58

<동양화론으로 살피는 '그리는 것'의 의미>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중국 남제시대의 화가였던 사혁은 '고화품록'을 통해 회화에 필요한 6가지 화법, 육법(六法)을 이야기했다.

가나아트센터가 새해 첫 전시로 마련한 '물아(物我)와 심수(心手)'은 사혁의 육법 중 3가지를 열쇳말 삼아 현대 미술 속 '그린다'는 것의 의미를 살피는 전시다.

김성호와 도성욱, 박일용, 이원희, 주태석의 그림은 직관을 통해 형상을 파악하는 '기운생동'(氣韻生動)의 차원에서 해석된다.

안개가 끼어있는 듯한 뿌연 화면 속 숲을 그리지만 숲이라는 실체보다는 그 위로 쏟아지는 빛에 주목하는 도성욱의 그림처럼 이들은 구체적인 대상을 표현하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보이는 대상의 너머에 있는 본질적인 기운을 포착하려 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동양화론으로 살피는 '그리는 것'의 의미> - 3

필선의 힘과 붓터치, 속도감을 중시하는 작가들의 그림은 대상의 골격을 필선에 따라 그리는 것을 뜻하는 '골법용필'(骨法用筆)로 풀이된다.

인상적인 선으로 얼굴을 강렬하게 표현하는 권순철, 일필휘지로 힘있는 선을 그리는 김호득, 활기찬 이두식의 선, 그리고 이재삼과 이정웅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대상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응물상형'(應物相形)은 극사실주의 화가들에게 적용된다. 주사위와 카지노 칩을 그리는 두민, 얼음 속에 얼려진 과일이나 채소를 생생하게 그리는 박성민, '사과 화가' 윤병락, 그밖에 박성열과 장이규 등이다.

<동양화론으로 살피는 '그리는 것'의 의미> - 2

전시는 31일까지. ☎02-720-1020.

(사진설명 = 도성욱의 'Condition-light', 박성민의 'Ice capsule')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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